“한반도 냉전의 시대 끝낼 것”… 李 ‘E·N·D 이니셔티브’ 천명

“한반도 냉전의 시대 끝낼 것”… 李 ‘E·N·D 이니셔티브’ 천명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5-09-24 01:11
수정 2025-09-24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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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첫 유엔 총회 기조연설

“흡수 통일·적대적 행위 없을 것”
북한과의 대화 의지 재차 강조

李대통령 ‘3단계 비핵화 해법’ 재강조
“대한민국, 계엄 극복하고 정상화”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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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미 상·하원 외교위원회 의원단을 접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양측이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크리스 쿤스(민주당) 상원의원, 영 킴(공화당) 하원 외무위 동아태소위원장, 이 대통령, 진 섀힌(민주당) 상원 외교위 간사, 그레고리 미크스(민주당) 하원 외무위 간사,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뉴욕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미 상·하원 외교위원회 의원단을 접견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양측이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크리스 쿤스(민주당) 상원의원, 영 킴(공화당) 하원 외무위 동아태소위원장, 이 대통령, 진 섀힌(민주당) 상원 외교위 간사, 그레고리 미크스(민주당) 하원 외무위 간사,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뉴욕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의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 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이자 한반도 분단 80주년”이라며 이러한 한반도 평화 계획을 발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유엔 연설을 앞두고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개 국가임을 국법으로 고착시킬 것”이라며 단절을 강조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을 존중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민주 대한민국은 평화 공존, 공동 성장의 한반도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겠다”며 “그 첫걸음은 남북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 존중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 통일과 적대 행위는 없다며 “이러한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 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대북 전단 살포와 대북 방송 중단 등의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 것도 같은 이유”라며 “앞으로 우리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의 길을 일관되게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이재명 정부에 적대적인 상황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유화적인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대통령은 ‘E.N.D 이니셔티브’에 대해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즉 ‘EN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END)하고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류와 협력이야말로 평화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은 굴곡진 남북 관계의 역사가 증명한 불변의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지속가능한 평화의 길을 열어 나가겠다”며 “한반도 평화는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관계 발전을 추구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비핵화 3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비핵화는 엄중한 과제임에 틀림없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해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정책에 앞서 한국이 12·3 계엄 사태를 극복하고 정상화했다고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오늘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의 미래를 논의할 유엔 총회에서 세계 시민의 등불이 될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했음을 당당히 선언한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비상임이사국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고 또 다음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APEC 인공지능(AI) 이니셔티브’를 통한 AI 미래 비전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미국 상·하원 의원들과 만나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결국 양측이 ‘상업적 합리성’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가 재발해선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동포 간담회에서는 “이제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서 다시 도약할 때”라고 밝혔다.
2025-09-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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