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조희대 대선개입 의혹’ 청문회 與 주도 의결
국힘 반발 속 민주·혁신 거수 표결…오는 30일 실시

조희대 대법원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은 전날 여당의 조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에 “개연성과 이유를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공감의 표현을 밝혔다. 2025.9.15 이지훈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긴급 현안 청문회 실시 계획서 채택의 건과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청문회는 오는 30일 오전 10시에 열리며, 조 대법원장의 출석이 요청됐다.
법사위는 22일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 실시계획서와 관련 증인·참고인 출석의 건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회의장을 퇴장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찬성 의사 표시를 하면서 해당 안건들은 가결됐다.
이날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 등 9인은 조 대법원장과 오경미·이흥구·이숙연·박영재 대법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을 증인으로 신청·채택했다.
김주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노행남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 한인섭 변호사, 언론인 정규재씨, 김선택 교수 등은 참고인으로 신청·채택됐다.
서영교 의원은 대체토론에서 “(대법원은) 단 하루 만에 (이 대통령 사건을) 파기환송 시켜버렸다. 이런 대법원장을 우리가 믿을 수 있나”라며 “윤석열과 대법원장이 무슨 교감을 했는가. 제가 들은 제보로는 대법원장이 될 때부터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한다’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제보를 아주 유력한 사람에게 들었고, 그 유력한 사람은 (관련 제보를) 당시 여권 고위직에게 들었다고 하는 것”이라며 “이런 내용의 제보가 있었고 언론에서도 조희대·한덕수 회동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법사위에서 낱낱이 현안 질의를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같은 당 이성윤 의원도 “조 대법원장은 만남을 부인했지만 우리가 동지의 말을 믿어야 하나, 조희대 말을 믿어야 하나. 당연히 동지다”라며 “조희대가 부인하면 특검 수사도 할 수 있지만 국회에 불러서 물어볼 수 있다. 아직도 내란이 끝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에서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사법 쿠데타를 저질렀고 사법부가 대선에 개입했는데 국회가 국민들을 대리해 물어야 한다”며 “왜 유력한 대선 후보를 없애려 했는지, 윤석열의 ‘친구의 친구’인 조희대가 왜 한덕수를 대통령 후보로 나오게 했는지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개혁 입법청문회가 열린 22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이날 열린 청문회는 노트북에 부착한 민주당 비판 게시물로 여야의 논쟁 속 회의 시작부터 파행을 빚었다. 2025.9.22 홍윤기 기자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장을 불러 사법부를 파괴하겠다는 것”이라며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고 사법부를 장악해서 그들이 원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사법부마저 파괴되면 대한민국은 누가 지키느냐”고 반문했다. 또 “중국 문화대혁명 광풍에도 비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욱 의원은 “대한민국 사법부 수장을 국회로 부르겠다는 이유를 네 줄로 허겁지겁 만들어서 자기들 도장을 찍었다”며 서류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은 “현대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허접한 이 서류 한 장을 가지고 대법원장에 대법관 4명을 청문회장에 부르겠다고 한다. 재판개입이고 사법농단”이라고 비판했다.
송석준 의원은 “9월 22일은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치욕스러운 날”이라며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을 국회로 불러서 망신주기 청문회하겠다는 걸 통과시킨 것이다. 명백한 입법 독재 쿠테타”라고 주장했다.
곽규택 의원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또 추미애했다”며 “대법원장을 법사위에 부르려면 실패한 관세협상으로 국민에게 사기 친, 국민을 300명 넘게 갇히게 한 이재명 대통령부터 불러서 법사위에서 인사청문회를 하는게 먼저”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주진우 의원은 “민주당의 법사위가 이 대통령 개인 로펌으로 전락했다”며 “이 대통령 개인 재판했던 변호인들이 의원 배지를 달고 다 국정에서 높은 자리하니까 법사위원들도 눈이 돈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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