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러시아 폭격기 일본 주변 한바퀴 돌아..”韓日 전투기 10대 출격”
러시아 전투기 등 군용기의 일본 영공 접근이 급증했다고 아사히신문이 9일 보도했다.이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군용기가 일본 영공에 접근해 항공자위대가 긴급 발진한 횟수는 지난해 한 해 264차례로 2004년의 118회, 2009년의 197회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
작년 항공자위대의 전체 긴급 발진 건수가 386회였음을 고려하면 러시아 군용기로 인한 긴급 발진이 두드러진다.

8일 오전 6시에는 러시아 폭격기가 한반도 동쪽에서 남하한 뒤 대한해협, 오키나와(沖繩)를 거쳐 태평양을 북상해 14시간에 걸쳐 공중 급유까지 받으면서 일본 열도를 한 바퀴 돌고 돌아갔다.
이날 투입된 폭격기는 2기로 러시아 공군의 장거리 폭격기 TU95였다.
러시아군은 금주 홋카이도(北海道)의 해역에서 군사훈련도 계획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를 위해 7일부터 주말까지 홋카이도 북동부의 해역에 비행위험구역을 설정했다.
일본 방위성 간부는 “(러시아 전투기 등의 출몰이) 레이더 기지를 겨냥한 폭격훈련과 정보수집이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는 8일 “러시아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TU95MS 2대가 태평양 상공 등을 약 19시간에 걸쳐 비행했다”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또 “러시아 폭격기가 한국 공군과 일본 자위대 전투기 10대의 추격을 받았다”며 “(러시아군의) 장거리 폭격기는 북극, 대서양, 태평양 주변의 공해상을 정기적으로 순찰 비행하고 있고, 국제법을 위반하거나 영공을 침범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TU95는 소련 시절에 개발된 프로펠러식 장거리 폭격기로, 공중 발사 순항 미사일을 실을 수 있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8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폭격기의 출현에 대해 “(러시아군 전투기가) 일본 주변을 한 바퀴 돈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장거리 비행을 한 것이나 공중 급유기가 합류해 급유한 것은 특이한 일”이라며 “국가의 안전보장 관점에서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9일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무상이 전화를 걸어 항의하자 “국제법상 문제는 없지만, 필요에 따라 정보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냉전시대의 ‘강한 러시아’로의 회귀를 목표로 태평양함대의 공조를 위해 훈련과 정보수집을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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