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여전…북핵대화 모색 속 ‘北 선택’ 변수
북한의 도발 명분이었던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18일 종료되면서 한반도 정세가 대화 국면으로 이동할지 주목된다.대체로 북한은 연합훈련이 종료된 후 대화에 나서는 패턴을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3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하며 위협 공세를 벌이다 가 북한이 대화공세로 돌아선 시점도 5월이었다.
북한이 13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9일), 김일성 생일(15일), 북한군 창건일(25일) 등의 내부 정치 일정을 앞두고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달 초·중순에 4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있었지만 아직 추가 도발은 없는 상태다.
그러나 최근 경색된 한반도 정세가 다시 대화 방향으로 유턴한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지난달 26일 노동미사일 발사 이후 추가적인 도발이 없기는 하지만 대화로 선회할 것으로 볼만한 징후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말하자면 정세 유동성이 큰 ‘유사 안정’ 상태라는 얘기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3일 “북한이 도발국면으로 계속 가는지, 대화로 유턴하는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면서 “현재로는 딱히 잡히는 것은 없다”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한미일 및 한중 6자 회담 수석대표간 회담에서도 도발과 대화에 대비한 논의가 같이 진행되고 있다.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대한 차단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대화재개 방안도 같이 논의하는 것이다.
14일부터 진행될 미중간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도 이런 차원의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한미일(7일), 한중(11일), 미중간 연쇄적인 접촉이 ‘비핵화 대화 재개’의 성과로 이어지기 위한 핵심 요건은 북한의 태도 변화다.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문턱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 원칙이다. 미국 역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분명히 북한이 취해야할 조치들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만약 미중간 협의 이후 진행될 북중 간의 논의에서 북한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진전된 입장을 보일 경우 대화 재개 흐름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가 이 과정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는 점도 이런 흐름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이 다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추가 핵실험이라는 도발 노선으로 갈 경우 한미일은 물론 중국도 적극 가담하는 새로운 수준의 대북 압박이 시작되면서 한반도의 긴장은 예측할 수 없는 수준으로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관계 역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된 이달 말까지의 북한의 움직임 여부에 따라 대화 국면으로 다시 전환할 수 있을지 경색 국면이 계속될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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