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회담 최대 관심사…양국서 ‘사드 띄우기’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의 방한(9~11일)을 앞두고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문제가 또 쟁점화되고 있다.미국의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연일 ‘사드 띄우기’에 나서는 형국이고 한국의 정치권에서도 사드 배치 타당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는 10일 열리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카터 장관 간의 회담도 사드 문제 논의 여부에 관심이 쏠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국방부 관리들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사드 문제가 쟁점화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이미 고도화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 억제력 방안과 전시작전통제권 재연기 후속 조치 등이 핵심 의제라면서 사드는 공식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타당성 여부를 놓고 의견이 갈리는 사드 문제가 쟁점화되면 군이 논란의 중심에 놓일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과 상반된 태도를 보이면서 노골적으로 사드를 띄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랭크 로즈 미국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제 세미나에서 양국이 사드 문제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앞으로 협상하는 방향으로 나간다면 북한의 노동 또는 스커드 미사일에 대처하는 결정적 역량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세미나에 나온 일레인 번 미국 국방부 핵·미사일방어 부차관보도 “(사드는)북한의 노동 또는 스커드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해 한국에 사드를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고 이후 양국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렉싱턴연구소의 로렌 톰슨 최고운영책임자는 6일(현지시간)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북한이 한국을, 특히 주한미군을 공격하는 것을 방어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사드 띄우기에 가세했다.
우리 정치권에서도 사드 문제가 거듭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사드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 생명을 지키고자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지난 1일 보고서에서 “한반도는 종심(전방에서 후방까지의 거리)이 짧아서 5천㎞ 이상 날아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고도에서 요격하고자 개발된 사드 체계는 한반도 전장환경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미국 내에서 사드 문제가 공론화된 이상 이번 양국 국방장관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대응 방안 중의 하나로 사드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의 핵심 요격수단인 사드는 요격 고도가 40~150㎞에 이른다. 현재 주한미군에 배치되어 있고 우리 정부도 구매할 예정인 패트리엇 미사일(PAC-3·요격고도 40㎞ 이하)과 연동해 탄도미사일 방어를 담당하는 요격체계이다.
PAC-3는 지상에 근접한 수준의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무기이기 때문에 자칫 요격에 실패하면 지상의 시설 파괴뿐 아니라 대규모 인명 피해가 불가피해진다.
이 때문에 탄도미사일이 상승해 최고점에 도달한 다음 하강하는 단계에서 사드와 같은 무기를 사용하고, 사드가 요격에 실패하면 종말단계에서 PAC-3를 이용하면 파괴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에 국방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분명한 것은 이번 국방장관회담의 공식 의제에 사드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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