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만월대 유물 전시 시작으로 이달에만 축구대회·이산상봉…
남북 민간 교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북한이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서면서 정부가 민간 차원의 교류를 통해 당국 간 대화의 출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남북은 고려 정궁(正宮)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개성역사유적지구’에 속하는 개성 만월대 출토 유물 전시회를 13일부터 약 한 달간 서울과 개성에서 동시에 진행한다. 이는 우리 측이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올해 초부터 북측에 꾸준히 제기한 사업으로 이번에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겨레말큰사전 남북 공동 편찬회의’도 이달 12일부터 남북 언어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강산에서 열려 19일까지 이어진다. 특히 이번 편찬회의에선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한 ‘남북 겨레말 동질성 회복을 위한 공동선언’도 채택될 예정이다.
종교계의 남북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남측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지난달 29일 개성에서 북측 5대 종단 협의체인 조선종교인협회와 실무 접촉을 갖고 금강산에서 남북종교인평화대회를 개최하는 데 공감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북측 조선불교도연맹과 지난 2일 개성에서 실무회담을 열고 15일 금강산에서 신계사 복원 8주년 기념 법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북측 조선직업총동맹과 이달 28~31일 평양에서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통일부는 축구·씨름대회, 종교 행사, 학술대회, 문화·예술 공연 등 다양한 남북 공동 행사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측은 민간 차원의 남북 공동 행사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거부감도 누그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민간 교류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접촉면도 늘어나고, 그것을 통해 남북 당국 대화의 필요성도 공감하게 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북한이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도 남한 정부를 비난하며 당국회담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통민봉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5-10-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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