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로 삐걱댄 한·중 ‘판다외교’ 통할까

사드로 삐걱댄 한·중 ‘판다외교’ 통할까

강병철 기자
입력 2016-03-03 21:08
수정 2016-03-04 01:4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민간차원 양국 관계 개선 기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선물한 판다 암수 한 쌍이 3일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으로 시험대에 올랐던 한·중 관계에 이들이 윤활유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판다를 외교에 적극 활용해 왔다. 쓰촨성 지역에 대부분 살고 있는 판다의 생태를 공동 연구한다는 명목이지만 정상 외교 차원에서 우호 관계를 다지기 위한 선물로 활용하는 게 대부분이라 ‘판다 외교’라는 말이 공공연히 쓰인다. 685년 당나라 측천무후가 일본 왕실에 판다 한 쌍을 준 것을 시초로 1972년 미·중 데탕트 같은 역사적 장면에도 판다 외교가 등장했다. 당시 마오쩌둥 주석이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 선물한 판다 한 쌍이 워싱턴 국립동물원에 등장하자 첫날에 2만명, 1년간 약 110만명의 관객이 다녀가 판다가 양국 관계 개선의 일등 공신으로 떠올랐다.

이번에 한국에 온 판다 한 쌍은 입국 시점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 직후라는 점에서 공교롭다.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를 공식화하자 중국이 강도 높게 반발하는 등 양국 사이엔 한때 긴장감이 흘렀다. 다음달 판다가 일반에 공개되기 시작하면 민간 차원에서 양국 관계를 개선하는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판다가 양국의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만큼 더 많은 관람객이 몰릴수록 중국에 대한 한국의 관심과 양국의 끈끈한 ‘관시’(관계)를 과시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또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 중 판다를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이 판다를 보기 위해 찾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일부 관광 효과도 기대된다.

중국이 안보리 결의 채택에 동의하고 전면적인 제재 이행을 천명하면서 안보리 논의 과정에서 생긴 한·중 간 갈등은 해소 국면에 있다. 하지만 사드 배치 문제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양국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6-03-04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