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외교 ICBM 도발 후 첫 만남… 틸러슨, 제재 결의 과정 등 설명
康외교 “한국 정부와 협의에 감사”… 美 “사드 임시배치는 중요한 조치”北에 軍·적십자회담 제안 공감도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도발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71호 채택 직후 양국 외교수장 간 첫 만남이었다. 양국 장관들은 신규 안보리 제재가 비핵화를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공유하는 한편 중·러 등 주변국의 북핵 해결 공조를 이끌어낼 방안도 논의했다. 대북 정책에 대한 양국 간 파열음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마닐라 EPA 연합뉴스

화기애애한 韓·美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6일(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렉스 틸러슨(왼쪽) 미국 국무부 장관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측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도발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결의에 대한 이행 의지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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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한 北·中
리용호(왼쪽) 북한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6일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왕 부장은 리 외무상과의 양자회담이 끝난 뒤 “국제사회의 소망에 어긋나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더이상 하지 말라고 (북한에) 요구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지난 5일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에 찬성하면서 북·중 관계는 급격히 냉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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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에서는 남북 대화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강 장관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남북 군사회담·적십자회담 제안과 관련, “지극히 인도적인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을 다시 하는 문제, 군사적 긴장 상태를 관리하기 위한 접촉 재개에 대한 추가 설명을 (미국 측에) 했고 틸러슨 장관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의 ‘베를린 구상’에 따른 대화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측은 또 대화 재개와 관련해 “북한이 도발을 안 하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양측이 구체적으로 대화 조건이 뭔지 합의한 것은 없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도발이 없어야 한다는 게 기본이고 긴장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관련자들이 인식할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방위비분담금 협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 양국 장관은 7일 고노 다로 신임 일본 외무상과 업무 오찬을 겸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의를 열어 대북 공조 방안 등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마닐라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7-08-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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