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 빨리 행동… 곧 보자” 연내 3차 북미회담 하나

트럼프 “김정은, 빨리 행동… 곧 보자” 연내 3차 북미회담 하나

박기석 기자
입력 2019-11-18 01:44
수정 2019-11-18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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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물러선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金, 합의 이뤄야” 트윗… 협상 직접 촉구
北 압박담화 지속에 ‘훈련’ 사실상 취소
北 이달 말·새달 초 실무협상 재개 예상
靑 “北 비핵화·평화 프로세스 진전 기대”
도널드 트럼프 캐리커처
도널드 트럼프 캐리커처
한미 양국이 17일 이달 중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를 연기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연기 결정 직후에는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곧 보자”면서 회담을 시사하는 모양새까지 내비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정경두(왼쪽)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회담을 하고 이달 예정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2019.11.17 연합뉴스
정경두(왼쪽)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호텔에서 회담을 하고 이달 예정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2019.11.17 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를 계기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회담한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을 밝히며 북한에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에스퍼 장관은 “북한은 역시 연습과 훈련 그리고 (미사일)시험을 시행하는 결정에 있어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여 주기 바란다”며 북한도 대화 분위기 조성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미국은 이달 초까지 ‘연합공중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었다. 한미는 비질런트 에이스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대대급 이하로 조정된 훈련을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13일 김 위원장 직속의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반발하자 에스퍼 장관은 같은 날 훈련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은 에스퍼 장관의 발언을 “조미(북미) 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반색했다.

이번 훈련 연기가 북한의 강한 반발을 수용한 성격이라는 점에서, 미국이 북미 대화의 판을 깨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데다 실무협상 재개의 발판을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훈련 연기를 발표한 직후 김 위원장에게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면서 “당신은 빨리 행동해야 하며 합의를 이뤄야 한다. 곧 보자!”라는 트윗을 남기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덧댔다.

북미가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실무협상을 재개한다면 김 위원장이 북미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 이전이나 내년 초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이 극적으로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과 관련해 “북미 대화를 위한 실무협상이 조속히 재개돼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를 향한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두고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협상 주도권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내고 유엔총회 3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것에 반발하며 “앞으로 조미(북미) 대화가 열린다고 해도 우리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문제가 대화 의제에 오른다면 몰라도 그전에 핵문제가 논의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미 양국이 북한이 기대했던 협상 재개의 명분을 제공했기에 북한도 적극 반응하며 협상에 나올 것”이라며 “미국이 태도 변화를 보여 준다면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을 (내년 초로) 연장할 수도 있다”고 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방콕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9-11-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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