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국에 ‘봉’ 취급 당할 건가…참여연대, 방위비 협상 비판

또 미국에 ‘봉’ 취급 당할 건가…참여연대, 방위비 협상 비판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21-03-05 10:45
수정 2021-03-0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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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인상안 근거 어디에도 없어
미군 목욕폐기물까지 우리 돈 처리
“합의 말고 협상안 백지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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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협상 위해 출국하는 정은보 대사
방위비 협상 위해 출국하는 정은보 대사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4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한미 간 9차 회의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2021.3.4 연합뉴스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이 1년 만에 재개된 가운데 한국이 내야 할 분담금 인상액이 과도하다며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협상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참여연대는 5일 논평을 내고 “한미 양측이 2019년 한국 측 분담금인 1조 389억원에서 13%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고 미국의 무기 구매, 한국 국방예산의 의무적인 확대가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이는 근거 없는 역대 최대 증액이고 협정의 기본 틀을 벗어난 영역에까지 우리 쪽 부담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미 양국은 미국시각으로 5일 워싱턴DC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9차 회의를 연다. 정은보 협상대사와 도나 웰튼 미 국무부 협상대표가 참여한다. 이번 대면회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양국은 지난해 3월 2020년 분담금을 13%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몽니로 최종 합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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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방위비 더 분담해야”
트럼프 “한국, 방위비 더 분담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4.21
AP 연합뉴스
참여연대는 미국이 요구하는 13% 인상안의 근거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2019년 0.4%, 지난해 0.5%에 그쳤고 국방예산 증가율도 올해 5.4% 수준이다. 주한미군 총 주둔경비도 올해 0.7%만 올랐다.

이 단체는 “한국은 미국의 다른 동맹국에 비해 최고 수준의 분담금을 지출하고 있다”며 “미군이 쓰는 전기, 가스 수도 등 공공요금부터 심지어 위생, 세탁, 목욕폐기물 처리까지 우리 돈으로 해결한다”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는 “이번 회의에서 양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합의가 아니라 백지화”라며 “코로나 위기 대응에 써도 부족한 한정된 예산을 이미 남아도는 주한미군 주둔경비를 더 주는 데 써야 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미국에 봉으로 취급당하며 과도한 요구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며 “바이든 정부가 한국을 존중한다면 조건 없이 전시작전통제권을 반납하고 주한미군 기지 환경오염을 책임지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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