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도 뜨거운 투표 열기…투표소 곳곳 긴 줄

추위에도 뜨거운 투표 열기…투표소 곳곳 긴 줄

입력 2012-12-19 00:00
수정 2012-12-1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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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 길게는 한시간 기다려 투표하기도

18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이뤄진 19일 추위에도 불구하고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최근 2차례 선거보다 뜨거운 투표 열기가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전국의 대선 투표율은 75.8%(잠정치)로 집계돼 2007년 17대 대선 당시의 63.0%는 물론 16대의 70.8%도 가뿐히 넘어섰다. 그러나 15대 대선의 80.7%에는 미치지 못했다.

서울의 경우 이날 전체 투표율에 조금 못 미치는 75.2%의 투표율을 보였으나 투표 마감시간인 오후 6시 이후에도 투표소에 줄이 늘어서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오후 6시가 다가오자 서울 중구 명동주민센터 3층에 마련된 명동 제1투표소에는 마음이 급한 유권자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 투표소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투표한 임영구(57)씨는 “출근해서 영등포에 있는 사무실에 있다가 오후 5시 넘어서야 겨우 택시를 탔는데 마음이 급해 택시기사한테 빨리 가 달라며 웃돈까지 줬다”며 “내 권리 행사하는데 얼마를 줘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 창5동 제3투표소인 창동초등학교에서도 70대로 보이는 여성 한 명이 오후 6시 정각에 투표장에 들어와 마지막 순간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노원구 중계본동 제4투표소는 투표율이 82%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에서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4도까지 떨어지고 낮시간 기온도 영하권에 머무는 추운 날씨가 이어졌지만 투표 열기는 식지 않았다.

서울 양천구 목1동 제5투표소인 서정초등학교에는 정오를 전후해 투표소가 있는 학교 건물 1층 복도를 따라 100m 가깝게 긴 줄이 늘어섰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하러 온 유권자 가운데는 긴 투표 행렬을 보고 깜짝 놀라 “밥 먹고 와서 투표해야겠다”며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많았다.

장승호(29)씨는 “줄 서서 30분 이상 기다리자니 너무 추워 제자리 뛰기까지 했을 정도”라며 “투표소가 집 바로 앞이어서 간편한 차림으로 나왔는데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알았으면 두툼하게 입을 걸 그랬다”고 말했다.

오전 6시 강서구 화곡본동 제3투표소인 화곡초등학교에서 투표를 했다는 택시 기사 이모(51)씨는 “투표소 열리는 시간에 맞춰 가면 금세 하고 나올 줄 알았는데 추운 날씨에도 이미 100여명이 교실 복도 끝까지 줄을 섰다”며 “지난번 총선이나 다른 선거 때는 많아야 10~20명이 기다렸는데 이번에는 투표 열기가 뜨겁다는 점이 피부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삼청동 제1투표소 앞에서는 한 유권자가 오전 1시30분께부터 매트와 침낭, 이동식 난로 등을 챙겨 노숙한 끝에 가장 먼저 투표권을 행사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투표율 정보와 길게 줄을 선 투표장 사진을 실시간 공유하면서 투표를 독려하는 글을 올리는 사람도 많았다.

투표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트위터에는 “줄이 아무리 길어도 오후 6시 이전에 도착하면 투표를 할 수 있으니 선거 관리인에게 번호표를 요청하라” “앞뒤 사람이 춥다고 집에 가려고 하면 설득해 꼭 투표하도록 하자”는 글이 급속히 퍼졌다.

트위터 아이디 tora***는 “투표소가 작아서 밖에서 기다리다 추워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유권자 수가 분명한데도 왜 이렇게 턱없이 좁은 곳에서 투표를 하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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