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차관 내정자를 사칭해 군수물자 납품을 도와주겠다며 28억원을 받아 챙긴 사기단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아이리스컨트롤’과 ‘신용산건설산업’이라는 유령회사를 서울 갈월동에 세운 뒤 건설·조경·식품·인쇄 등 각 분야 28개 업체를 대상으로 28억원을 가로챈 허모(53)·윤모(46)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오모(43)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과 군 수사기관 조사결과 허씨는 2008년 2월 자신을 ‘국방부 2차관 내정자’로 속여 자신들의 사무실에서 김모(49)씨에게 “수입 쇠고기를 군에 납품하게 해주겠다.”고 속여 계약 보증금 명목으로 업체당 570만∼4억 8500여만원씩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국방부 인근에 사무실을 차린 뒤 ‘국방선진화추진위원장 산하 독점적 군납 공기업’으로 위장해 업체가 신뢰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가 실제로 있지만 국방부 제2차관 자리는 없다.”며 “이들이 대통령과 국무총리만 아는 고급정보라고 속이고 영세업체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