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 인사, 故장태완 前의원에 ‘화해의 손길’

신군부 인사, 故장태완 前의원에 ‘화해의 손길’

입력 2010-07-28 00:00
수정 2010-07-2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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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사태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으로서 신군부에 맞섰던 고(故) 장태완 전 국회의원의 빈소에 신군부 인사들이 잇따라 찾아와 ‘화해의 손길’을 건넸다.

27일 오후 숙환으로 전날 저녁 별세한 장태완 전 의원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장세동 전 안기부장이 먼저 이날 오후 2시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당시 수도경비사령부 30경비단장을 맡고 있었던 장세동 전 부장은 장태완 전 의원의 휘하에 있었음에도 전두환 전 보안사령관에게 자신의 사무실을 거사 장소로 제공했다.

투병 중이라 거동하기 어려운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장례식장에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시했다.

육사 14기 출신으로 하나회 총무를 지낸 이종구 전 국방장관도 이날 오후 4시30분께 빈소를 찾아 조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9년 12월 사태를 진압하려던 장 전 의원을 체포해 보안사령부에서 조사하고 가택 연금한 뒤 강제로 군복을 벗겼던 신군부 인사들이 31년 만에 고인의 영정 앞에서 조용히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그러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빈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장태완 전 의원은 수도경비사령관에 취임하고서 한 달 만에 12.12 사태가 터지자 이를 ‘반란’으로 규정하고 진압에 나섰다.

하지만, 결국 신군부 진압에 실패하고 보안사에 체포돼 두 달간 조사를 받고 풀려나 가택연금 및 강제예편을 당했으며,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외동아들을 잃는 아픈 가족사를 겪기도 했다.

장 전 의원은 12.12 사태가 역사적으로 재조명되면서 ‘군인의 표상’으로 추앙받았다.

이날 장 전 의원의 빈소에는 300여 명이 넘는 조문객이 찾아와 ‘참 군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 했다.

장 전 의원의 사위인 박용찬 인터젠 대표는 “어렵던 시절에도 평정을 잃지 않았던 강직한 군인이면서도, 잔정이 많고 손녀들에 대한 사랑이 넘쳤다”고 회고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도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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