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해외 연수를 마치고 1년 만에 귀국하는 현직 판사를 절도범으로 오인해 지명수배해뒀다 입국장에서 체포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8일 서울 종암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중국 해외 연수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서울행정법원 A(39) 판사는 공항 경찰대에 절도 용의자로 지목돼 체포됐다.

　경찰은 지난해 6월 성북구 보문동의 한 사무실에서 100여만원 어치의 가짜 명품 가방 5개,체크카드 1개 등이 사라진 도난 사건을 수사 중이었다.

　도난 피해자 권모(39)씨는 ‘목격자의 진술로 지인이 사무실에 침입해 물건을 훔쳤다는 걸 알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고,경찰은 권씨와 참고인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를 쫓기 시작했다.

　그러다 경찰은 거주지만 빼고는 이름,나이,출생지,자녀 수,중국 출입사실 등이 같고 얼굴 생김새도 비슷한 A판사를 찾아냈다.

　경찰이 제시한 A판사의 운전면허증 사진을 본 피해자 권씨 등은 “범인이 맞다.확실하다”고 진술했다.

　절도범과 A판사의 신상 정보가 상당 부분 일치한 까닭에 경찰은 직업 등 나머지 정보는 아예 확인조차 하지 않고 용의자로 특정한 것이다.

　A판사는 연수 중이라 거주지에 아무도 없었으나 경찰은 빈집을 확인하고는 ‘도주했다’고 판단해 지난달 4일에는 절도범으로 지명수배했다.

　경찰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잘못 지명수배하는 실수를 했지만 (인적사항) 7가지 정도가 피해자 주장과 일치해 착오가 있었다.다시 피해자가 지목한 동명이인 용의자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항에서 신분증을 확인하고 법원에 연락을 취해 A씨가 판사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귀가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