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부가 은밀히 뒤진 ‘장교빌딩 2612호’

중수부가 은밀히 뒤진 ‘장교빌딩 2612호’

입력 2010-11-04 00:00
수정 2010-11-0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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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임회장 정관계 로비 창구 ‘바살본’ 사무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가 C&그룹 공개수사에 돌입했던 지난달 21일 서울 장교빌딩 16층의 C&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같은 건물 26층에 있는 한 사무실(2612호)도 샅샅이 뒤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그 배경에 궁금증을 낳고 있다.

 당시 압수수색 과정을 지켜봤던 C&그룹 임직원 중에도 이 사실을 알았던 이는 극히 일부였고,뒤늦게 알게된 임직원은 검찰이 다급한 압수수색 도중 휴식공간으로나 쓰이던 ‘2612호’까지 세심하게 살핀 것을 의아해 했다.

 C&그룹 본사와 계열사는 한때 장교빌딩 12~16층을 사용했으나 현재는 16층에만 남아 있다.

 4일 C&그룹 임직원에 따르면 2612호는 2008년께 ‘미팅룸’이란 이름을 달고 TV,냉장고,소파 등을 갖춘 임직원의 휴식공간으로 등장했으나,이후 임병석(49) 회장이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서 직원들의 발길은 자연스레 끊겼다.

 임 회장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점심 약속이 없을 때는 임직원을 불러 같이 식사를 배달시켜 먹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2612호에 검찰이 특별히 관심을 가진 배경은 공개수사가 시작된 지 보름여가 지나서야 짐작이 가능한 실마리가 잡혔다.

 이곳이 C&그룹의 사업이 확장일로에 있던 2001∼07년 임 회장이 총재를 맡아 정·관계 인사와 교류하던 ‘바다살리기 국민운동본부’(바살본)의 사무실로 오랫동안 사용됐다는 점이다.

 지금도 바살본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당시 임 회장과 친분을 쌓았던 유력 인사의 면면과 2612호가 주요 활동 근거가 됐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동안 임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은 거듭 제기됐지만,검찰은 기업비리 수사일 뿐이라며 명확히 선을 그어왔다.2612호에 무엇이 남아있었고 검찰이 무엇을 확보했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C&그룹 임직원조차 2612호에 대한 압수수색을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검찰은 수사착수 시점부터 이미 바살본을 통한 임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정하고 결정적 단서를 찾으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C&그룹의 한 전직 임원은 “사무실에는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었을 테지만 압수수색한 걸로 보면 검찰이 바살본을 수사 대상에 올려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바살본 사무실은 임 회장이 총재직에서 물러나면서 인근 서소문동 빌딩으로 옮겨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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