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29% 전담의사 없다

중환자실 29% 전담의사 없다

입력 2010-11-15 00:00
수정 2010-11-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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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개 병원중 64곳… 12곳은 인턴에 떠넘겨

응급의료기관의 40%만이 인력과 장비를 충족시키고 있으며 환자의 생사가 오가는 병원 중환자실 10곳 중 3곳은 전담 의사 없이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담 전문의 배치를 강제적으로 명시하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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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한중환자의학회의 ‘2009년도 중환자실 백서’에 따르면 국내 220개 병원 중환자실 가운데 전담 의사가 없는 곳이 29.1%(64개)에 이르렀다. 나머지 70.9%(156개)는 하루 8시간 이상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중 5일 이상 전문의가 근무하는 곳은 38곳에 불과했다. 또 전담 의사가 있다는 전체 중환자실 중 인턴의사가 전담하는 곳도 12곳이나 됐다. 성인 중환자실에는 9개 병원 17개 중환자실에만 전담 전문의가 근무했고 이마저도 대부분 서울 소재 병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이 중환자실에 대한 전담의 배치 비율이 낮은 것은 현행 의료법의 ‘중환자실 시설·규격에 관한 시행규칙’에 인력에 대한 별도의 강제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의료법 시행규칙은 중환자실 인력에 대해 ‘전담 전문의를 둘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회는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 배치를 의무화하고 전담의가 30병상 이상은 관리하지 않도록 ‘권장’한 현행 고시에도 강제성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환자실 운영에 따른 병원의 적자 누적도 전담 전문의 배치에 소극적인 또 다른 이유다. 첨단 장비를 갖춘 중환자실 운영을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의료 인력도 많이 투입되지만, 관련 의료 수가는 원가의 30~50%에 불과하다. 또 전담의에게 지급되는 ‘의학관리료’(가산금)도 환자 1명당 1일(24시간) 8461원에 불과해 턱없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병원들은 말기 환자 한 사람을 돌보기 위해 의사를 배치하는 것이 경영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는 병원이 중환자를 꺼리는 현상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학회는 의료 사각지대로 방치되는 중환자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담의 자격규정 신설, 원가 보전책 마련과 함께 무의미한 치료에 대한 사회적·법적 합의 도출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2010-11-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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