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립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노벨상위원회는 앞서 이들이 2004년 사이언스지에 탄소의 단층 구조체인 그래핀(Graphene)의 합성과 관련한 논문을 게재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드 히어 교수의 지적에 따르면 2004년 사이언스지에 실린 논문의 물질은 그래핀이 아닌 탄소의 복층 구조체인 그래파이트였으며, 실제로 그래핀을 합성하고, 그 특성을 실험한 결과는 2005년 네이처지에 실렸다. 실제로 2005년 네이처지 438호 197~200쪽에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논문이, 같은 호 201~204쪽에는 미국 컬럼비아대 김필립(43) 교수의 그래핀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드 히어 교수는 “노벨상위원회의 판단과 달리 많은 학자들은 김 교수가 공동수상자가 됐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김필립 교수의 모교인 서울대 물리·천문학부도 “김 교수가 공동수상자로 선정됐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병남 교수(물리·천문학부장)는 “국가적 지원이 있었다면 김 교수의 노벨상 공동 수상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네이처지는 올해 수상자인 가임 교수 역시 “김 교수가 중요한 공헌을 했으며, 기꺼이 그와 상을 나눌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네이처지는 이어 노벨상 위원회도 “일부 실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웹 버전에서는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서울 태생인 김 교수는 1986년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 1992년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 물리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해 1999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2년간 버클리대 물리학과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았으며, 2001년 컬럼비아대 교수로 임용돼 2005년 네이처지에 그래핀의 물리적 특성을 처음으로 규명한 논문을 게재, 세계 물리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0-11-30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