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거처 이주 결정…한층 밝아진 연평주민

임시거처 이주 결정…한층 밝아진 연평주민

입력 2010-12-10 00:00
수정 2010-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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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인천시 중구 신흥동 찜질방 ‘인스파월드’.

 연평도 포격으로 2주일이 넘도록 이곳 찜질방에 머물다가 8일 다른 임시거처로 이주를 결정한 연평주민들의 표정은 한층 밝아져 있었다.

 대부분의 주민은 찜질방을 벗어나지 않고 임시거처로 정한 경기도 김포 아파트의 인원 배정 결과를 기다리며 삼삼오오 모여 대화하고 있었다.

 연평도 주민 신순자(68.여)씨는 “새 임시거처 결정으로 여기 찜질방을 떠나게 돼서 속이 후련하다”라며 “아파트에는 평생 한번도 살아본 적 없는데 자녀들이 사는 아파트를 떠올려 보면 쾌적하고 좋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피란 이후 연평도에 한번도 돌아가보지 못했다는 유미자(62.여)씨는 “포격 직후 몸만 빠져 나왔기 때문에 집도 살피고 김장도 하러 조만간 연평도에 다녀올 것”이라며 “이주 문제가 해결되자 오늘도 많은 이웃이 여객선을 타고 연평도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유씨는 이어 “김포 아파트 한 집(112㎡)에 여러 가족이 모여 살면 불편하겠지만 탁 트인 공간에서 수백명이 단체생활하는 지금보다는 좋을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찜질방 피란생활의 고충을 토로하던 주민들은 그동안 도움을 준 이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최모(74.여)씨는 “한국전쟁 피란 때는 아무 바닥에 누워 자고 음식 담을 그릇이 없어 깡통으로 직접 만들어 썼는데 지금은 임시거처로 아파트가 마련되고 생필품도 넣어 준다니 고마운 마음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연평주민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4일로 예정된 김포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임시거처 문제는 해결됐지만 지자체와 협의할 문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비대위는 이날 오후 인천시청을 찾아 시 실무자들과 회의를 갖고 인천~김포 셔틀버스 운행,생필품 마련 등을 협의했다.

 아파트 입주에 관해서는 주민들이 직접 가족.친분관계에 따라 함께 입주할 조를 만들어 비대위에 신청하고 있으며 오후 4시 현재까지 약 120조가 입주 신청을 마친 상태다.

 비대위는 이날 중 입주신청 접수를 마치고 이번주 내로 시에 입주민 배정 결과를 통보해 입주 준비를 서두를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연평주민비대위 최성일 위원장은 “임시거처 결정 문제가 해결되자 주민들도 격한 감정을 내려놓고 한결 안정된 것 같다”라며 “김포 아파트로 이주하고 나서도 연평도 정주여건 조성,생업피해 보상 등에 관해 시 또는 정부와 계속 협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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