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KTX-산천 리콜’ 극약처방 왜 했나

코레일 ‘KTX-산천 리콜’ 극약처방 왜 했나

입력 2011-05-11 00:00
수정 2011-05-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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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코레일이 한국형 고속열차인 ‘KTX-산천’에 대해 사실상 ‘리콜’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브라질 등 KTX-산천의 해외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철도운영 공기업이 한국형 고속열차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제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코레일이 정면 돌파의 승부수를 던진 것은 일단 지난 7일 발견된 KTX-산천의 결함이 단순 제작 차원의 문제를 넘어 탈선 등 KTX 운행 자체에 심각한 위험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무게만 0.5t에 이르는 ‘모터감속기’가 KTX 하부 차체에서 탈락, 선로로 떨어졌을 경우 차체와의 충돌은 물론 차량의 무게중심이 균형을 잃어 탈선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지난 7일 새벽 고양차량기지에서 사전 검수도중 KTX-산천 2호차의 ‘모터감속기’ 고정장치(고정대)에서 심각한 균열을 발견, 이 열차의 운행을 중단했다.

코레일 한 관계자는 “부품의 결함 등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고정장치 균열로 차량 부품이 선로로 떨어진다는 것은 상상도 해보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또 KTX-산천의 제작상 결함이 최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KTX 운행 장애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판단도 크게 작용했다.

국내 기술로 제작된 KTX-산천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 1년여간 41차례의 크고 작은 자체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최근 국토해양부 조사결과 드러났다.

실제 지난해부터 외부에 알려진 KTX의 사고ㆍ운행 장애 14건 가운데 8건이 KTX-산천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KTX 열차 운행 중단에 따른 코레일 이미지 손실은 물론 요금 환불, 승차권 재발급 등 운영 손실만 3억여원에 이르고 있다.

특히 KTX-산천의 고장에 따른 비난의 화살이 철도운영자인 코레일로만 쏟아지면서 내부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다른 코레일 한 직원은 “완벽한 기술개발없이 너무 서둘러 영업운전에 나서다 보니 잦은 고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며 “일부에서는 코레일이 KTX-산천의 ‘시험운전’을 대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사인 현대로템이 국내에서는 경쟁상대 없이 독점적으로 철도차량을 제작하다보니 기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없지않다.

하지만 열차의 고장, 운행장애는 차량 문제 뿐만 아니라 선로ㆍ신호 시스템, 선로-차량 인터페이스(호환성), 운영상의 인적오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이어서 제작 결함만으로 몰고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있다.

현대로템측은 “그동안 발생한 KTX-산천의 운행초기(2년) 고장률은 프랑스 TGV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대부분 단기간에 정상화할 수 있는 고장이었다”고 밝혀왔다.

또 불거진 차량 결함이 경미한 문제로 밝혀질 경우 국가 정책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KTX-산천의 수출 등 ‘국익’을 저해했다는 비난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코레일 고위 관계자는 “국가 정책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KTX-산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가 어렵다”면서 “안전 중심으로 철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제작사측과의 기술적 협의 등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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