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실추’ 저명인사 잇단 자살…왜?

’명예 실추’ 저명인사 잇단 자살…왜?

입력 2011-06-17 00:00
수정 2011-06-17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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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 지역 저명인사의 자살이 또 발생했다.

농림부 장관 출신인 임상규 순천대 총장의 자살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알려진 비보에 지역민은 ‘도미노 현상’을 우려해야 하는 지경까지 왔다며 비통해하고 있다.

김기훈(46.3급 대우) 전남문화산업진흥원장은 17일 오전 9시 10분께 전남 무안군 삼향면 아파트 관사에서 연탄불을 피워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원장은 경찰이 급여비리 의혹으로 진흥원에 대해 내사에 들어가자 심리적 압박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자살은 건설현장 식당(함바) 비리에 연루돼 지난 13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임상규 순천대 총장의 영결식이 치러진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충격이 더 컸다.

한동안 잠잠했던 지역 저명인사의 ‘자살 신드롬’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박태영 전 전남지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초대 이사장 재직 때 인사ㆍ납품 비리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2004년 4월 29일 한강에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2005년 11월20일에는 국정원 재직 시절 도청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세 차례 조사받은 이수일 전 호남대 총장이 관사에서 목을 매 숨졌다.

검ㆍ경의 수사를 받는 저명인사의 자살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살면서 쌓아온 명예와 자존심이 한순간 무너진 데 대한 모멸감이 극단적인 행동으로 옮겨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남대 심리학과 오수성 교수는 “자존심과 명예를 중시하는 우리 풍토에서 나름대로 당당하게 살아온 사람일수록 스스로에 대한 모멸감, 남이 자신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상승작용 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신과 의사 박모(53)씨는 또 “하루아침에 실추된 명예 때문에 힘들 수 있지만 죽음보다는 진실을 당당하게 밝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가를 치르는 게 더 용기있는 모습일 수 있다”며 “작은 실패나 상실에 집착하지 않는 여유를 지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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