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선원 ‘현대판 노예계약’ 파문

떠돌이 선원 ‘현대판 노예계약’ 파문

입력 2011-07-04 00:00
수정 2011-07-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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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관업자, 숙식·윤락 덤터기 씌워 선원으로 팔아

40-50대 노숙자를 여관에 투숙시켜 한 달여 간 숙박과 윤락을 알선해주고 이를 미끼로 선주에 팔아 넘긴 현대판 노예계약 사건이 군산에서 발생했다.

군산해경은 4일 군산에서 여관을 운영하는 이모(46)씨를 부당이득 등의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08-2009년 자신의 여관에 투숙시킨 김모(45)씨 등 노숙자 3명을 군산선적 모 어선의 선주에 넘기고 선불금 명목으로 3천1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집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는 김씨 등에게 숙소와 음식을 제공하고 수차례 윤락까지 알선해 빚을 지게 한 뒤 이들을 연근해 어선에 강제로 태운 것으로 드러났다.

선주에게 팔려간 노숙자들은 이 배(10t)에서 2-3년 간 제대로 된 급료를 받지 못한 채 삼엄한 감시 속에서 밤낮으로 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주로 배에서 잠을 잤으며, 선주가 여관업자에게 준 선급금을 되갚을 때까지 육지로 나갈 수 없도록 한 사실상의 종신 노예계약을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해경은 해양 종사자 인권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특별단속을 벌여 이 여관업자 등 해양수산업 종사자 15명을 폭행과 직업안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

군산해경 관계자는 “오갈 데 없는 피해자들에게 덤터기를 씌워 선원으로 팔아넘기는 악덕 업주와 선주간의 결탁으로 빚어진 일”이라면서 “인권유린 사각지대를 없애기위해 인권유린 선박에 대한 관리카드를 작성해 이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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