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도시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 토론토대 교수
“서울의 약점은 사회적 관용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극복할 새로운 시정(市政)이 필요합니다.”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
●“창의계층이 편히 살 환경 조성을”
세계적 도시경제학자인 리처드 플로리다(54)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새로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이 9~10일 서울 경희대에서 공동으로 여는 ‘테크플러스 2011’ 포럼에 참석하는 플로리다 교수는 8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서울이 좀 더 친환경적으로 개발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오세훈 전 시장과 서울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플로리다 교수는 자신이 도시 경쟁력의 3대 요소로 꼽은 ‘3T’, 즉 기술(Technology)과 인재(Talent), 관용(Tolerance)에 비춰볼 때 “서울은 기술과 인재는 뛰어나지만 관용과 사회통합에는 노력이 필요한 도시”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학자와 예술가 등 지식 기반 근로자로 구성된 ‘창의 계층’이 도시 발전을 이끈다고 주장해 왔다. 도시가 성공하려면 이들이 편히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플로리다 교수는 저서 ‘창의 계층의 부상’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 등의 사례를 토대로 동성애자가 많이 거주하며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도시일수록 경제적 성과가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2008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42%가 외국인과 한 차례도 대화해 본 적이 없었다. 이는 한국의 관용도를 보여주는 지표”라면서 “창의적 인재들은 자신의 개인적 갈망과 전문성이 특정 도시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곧장 다른 도시행 열차를 탈 것”이라고 밝혔다.
플로리다 교수는 박 시장이 공약대로 한강·남산 르네상스 사업 등 오 전 시장의 ‘전시성’ 토건 사업을 중단하더라도 서울의 개발전략은 ‘지속 가능성’에 계속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도시 과밀화가 심해지고 친환경적인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새로운 흐름을 고려해 발전 계획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특하고 고유한 공동체 만들어야”
플로리다 교수는 서울이 더 많은 외국인을 끌어들이려면 도시 내부의 다양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관광객은 식당가를 찾아다니고 밤 문화를 즐기러 서울에 오는 반면 또 다른 사람들은 경제적 기회를 찾아 서울에 온다.”면서 “서울 안에 독특하고 고유한 공동체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11-0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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