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병무청, ‘다이어트 프로그램’ 전국 첫 시행
“살을 빼서라도 현역병으로 꼭 입대하고 싶습니다”최근 징병검사에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과체중 입영대상자들이 현역병 입대를 목표로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강원 춘천에 사는 문현수(20ㆍ대학 2년 휴학) 씨는 지난해 10월24일 징병검사에서 4급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다.
키가 174㎝인 문씨는 체중이 무려 114㎏으로 현역병으로 입대할 수 없는 과체중이기 때문이다.
질병으로 몸이 아픈 것도 아닌데 현역병으로 입대할 수 없다는 사실에 문씨는 크게 낙담했다.
이에 문씨는 강원지방병무청이 ‘병역이 자랑스러운 세상 만들기’의 하나로 전국 처음으로 도입한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로 했다.
문씨는 지난 6일부터 매일 오후 1시부터 2시간30분가량 춘천의 한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는 등 체중감량을 위해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에 돌입했다.
그 결과 문씨는 열흘 만에 무려 7㎏을 감량하는 성과를 이뤘다.
현역으로 입대할 수 있는 몸무게인 104㎏까지는 단 3㎏이 남았지만 문씨는 내친김에 두자릿수까지 감량하기로 목표를 재설정했다.
문씨는 “징병검사결과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을 때 나 자신이 무척 못마땅했다”며 “몸이 아픈 것도 아니고 과체중 때문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웠고, 한 번 가는 군대 제대로 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씨와 같은 처지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김민석(20ㆍ117㎏)씨와 신준형(21ㆍ120㎏)씨도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가, 현역병이 되고자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김민석 씨는 “공익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다할 수도 있지만 현역으로 입대하고자 이 선택을 한 나 스스로가 자랑스럽게 느껴진다”며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쳐 당당히 대한민국의 현역병으로 입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역병 입대를 향한 이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돕고자 헬스클럽 운영자들도 발벗고 나섰다.
살을 빼 현역병 입대를 원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 참가자에게 50% 할인된 회비만 받고 운동 장소를 제공한 것은 물론 헬스 트레이너 비용은 면제해 주기로 한 것.
G 헬스 유동연 관장은 “이들이 현역으로 입대하는 날까지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로 건강에 무리가 없도록 성공적 체중감량을 돕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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