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10대들 학교폭력 어디까지…] 학년별 1·2군 나눠 보호비 명목 상납받아

[막장 10대들 학교폭력 어디까지…] 학년별 1·2군 나눠 보호비 명목 상납받아

입력 2012-02-23 00:00
수정 2012-02-23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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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고교생 22명 입건

학년별로 싸움을 잘하는 순서대로 ‘1군’과 ‘2군’으로 나눠 후배들을 상대로 1년가량 상습적으로 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뜯어온 중·고교생 22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생활질서과는 22일 서울 광진구 A중학교 3학년 김모(15)군 등 중학생 13명과 고교 1학년 이모(16)군 등 고등학생 9명을 공동폭행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압수한 노페 점퍼  서울경찰청 경찰관이 22일 오전 광진구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로부터 압수한 노스페이스 점퍼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압수한 노페 점퍼
서울경찰청 경찰관이 22일 오전 광진구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로부터 압수한 노스페이스 점퍼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군 등 중학생 13명은 지난 6일 교내 화장실에서 돈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후배를 폭행하는 등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47차례에 걸쳐 92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중학교를 졸업한 이군 등 9명은 지난해 6월 후배들로부터 가출비용 20만원을 뜯는 등 지난달까지 18차례에 걸쳐 103만여원을 갈취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학년별로 싸움을 잘하는 순서대로 ‘1군’과 ‘2군’으로 나눠 교내외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해 준다는 명목으로 1군은 2군으로부터, 2군은 다른 친구들로부터 수시로 금품을 상납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상납의 고리는 졸업생까지 이어졌다. 고교에 진학한 중학교 선배로부터 금품 요구를 받으면 다시 후배들을 상대로 돈을 뺏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일부 졸업생은 중 3학생들에게 이른바 ‘야매치기’라는 수법을 전수했다. 야매치기란 후배들에게 자신의 오토바이를 몰게 한 뒤 돌려받을 때 부품을 제거해 고장난 것처럼 꾸며 수리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2012-02-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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