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수고보다 아이들 돌보며 얻은 기쁨이 더 커”

“내 수고보다 아이들 돌보며 얻은 기쁨이 더 커”

입력 2012-05-05 00:00
수정 2012-05-0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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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국민훈장 동백장 받은 최현자 대성보육원장

“어린 시절과 사춘기라는 중요한 시기에 마음 붙일 곳 없는 아이들이 나와 친구들을 가족처럼 의지하며 밝게 자란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4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부 대회의실, 최현자(73) 대성재단 대성보육원장이 단상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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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자 대성보육원장
최현자 대성보육원장
최 원장은 5일 어린이날을 맞이해, 지난 40년간 소외된 아이들을 돌보며 지역사회에 어울릴 수 있도록 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최 원장은 “그동안 내가 했던 수고보다 아이들을 통해 얻은 기쁨이 더 컸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 원장은 1972년 대구에 있는 대성보육원에서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해 1983년 원장 자리를 맡았다. 지금까지 최 원장의 품을 거친 아이들만 500여명에 달한다. 처음 입소할 때는 얼굴 가득 그늘이 진 아이들의 아픈 마음을 껴안아 잘 자라도록 하는 게 최 원장이 가진 가장 큰 목표다.

대성보육원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는 ‘1인 1기(技)’ 프로그램이다. 원아 한 명이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재능을 갖도록 하는 것. 보육원의 원아들은 저마다 피아노 등 악기연주나 노래, 태권도, 합기도 등의 운동 등을 배운다. 최 원장은 “보육원에 들어오는 아이들은 학교 성적이 뛰어나지 않다.”면서 “공부 대신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음악이나 체육 등의 특기를 키워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아들은 매년 자신들이 키운 재능을 보여주는 ‘한마음잔치’를 연다. 공연 기획에서 무대에 오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원아들이 직접 도맡아하는 이 행사는 지역주민들과 후원자들까지 한데 어울리는 뜻깊은 자리다. 최 원장은 “악기연주, 합창 등 아이들의 실력이 연예인 못지않다.”면서 “지역주민들도 아이들의 공연을 보면서 시설 원아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6월 정년퇴임을 앞둔 최 원장은 “내가 원장 자리에 없더라도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2012-05-0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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