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분만에 ‘표표히’ 떠난 한상대 총장

단 1분만에 ‘표표히’ 떠난 한상대 총장

입력 2012-11-30 00:00
수정 2012-11-3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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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발표 전 최재경 중수부장에게 사과

한상대 검찰총장의 사퇴 발표는 참석자들이 모두 놀랄 만큼 짧고 간단했다.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 한상대 총장의 사퇴 발표를 앞두고 회의실 안에는 취재진 100여 명이 모여들었다.

그러나 검찰 직원 수는 많지 않았다. 회의실 안팎으로 비서실과 대변인실 등의 직원 일부만이 한 총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검 참모진을 비롯한 검찰 간부들은 어디서도 눈에 띄지 않았다.

발표 시각인 오전 10시. 한 총장이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회의장 안으로 들어왔다.

회색 양복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의 한 총장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일정한 보폭으로 직원들 곁을 지나 연단에 올랐다. 연단 위에 선 한 총장의 뒤편엔 아무도 없었다.

한 총장은 마이크 앞에서 잠시 좌중을 둘러본 뒤 한 걸음 옆으로 비켜 나와 국민 앞에 허리 숙여 인사했다.

”저는 오늘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합니다”라는 말로 시작한 한 총장의 사퇴발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났다.

한 총장은 두 문장째 사퇴 발표문을 읽은 뒤 다시 한 번 옆으로 비켜 나와 허리 숙여 사죄의 인사를 했다.

”떠나는 사람은 말이 없다”며 한 총장은 말을 아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자신의 검찰개혁에 대해 장문의 미래 구상을 밝히려던 자리였다.

한 총장이 여덟 문장으로 된 사퇴 발표문을 모두 읽는 데 걸린 시간은 1분 남짓. 사퇴 발표문은 한 총장이 직접 썼다고 한다.

그는 이윽고 연단에서 내려와 ‘표표히’ 떠나갔다.

한 총장이 사퇴 발표를 하기 1시간 전, 채동욱 대검 차장과 대검 부장들은 총장실로 올라가 “그동안 잘 모시지 못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고 한다.

이에 한 총장도 간부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정말 미안하다”면서 특히 최재경 중수부장에게 “피해를 줘서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는 후문이다.

사퇴 발표 후, 한 총장은 잠시 집무실에 들렀다가 채 차장검사, 정인창 대검 기조부장, 박계현 대검 대변인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왔다.

한 총장은 1층 현관에 미리 기다리고 있던 간부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477일간 머물렀던 청사를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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