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혼인관계 부부도 강제 성관계땐 강간죄”

“정상 혼인관계 부부도 강제 성관계땐 강간죄”

입력 2013-05-17 00:00
수정 2013-05-17 00:1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법, 첫 인정… 흉기 위협 남편 징역형

정상적인 혼인관계에 있는 부부 사이라도 폭행·협박을 동원해 성관계를 가졌다면 강간죄가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러 혼인관계를 지속할 수 없거나 사실상 이혼에 합의한 상황 등에 한해 강간죄를 인정한 적은 있었지만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에서 강간죄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6일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모(45)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에 정보공개 7년,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형법상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婦女)는 성년·미성년, 기혼·미혼과 관계없이 ‘여성’을 가리킨다”면서 “법률상 부인을 강간죄 객체에서 제외하는 명문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관계를 맺었다면 배우자와 성생활을 함께할 의무가 있지만 폭행이나 협박을 동원한 강제적인 성관계까지 감내할 의무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13명의 대법관 중 이상훈·김용덕 대법관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처벌해도 성적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강씨는 잦은 불화를 겪던 부인이 2011년 밤늦게 귀가하자 흉기로 위협해 억지로 성관계를 맺는 등 한 달 동안 2~3차례에 걸쳐 폭행 및 성폭행을 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3-05-17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