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前차관, 고개 절레절레 흔들며 수뢰혐의 부인

박영준 前차관, 고개 절레절레 흔들며 수뢰혐의 부인

입력 2013-08-27 00:00
수정 2014-06-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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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업체 로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27일 검찰에 소환된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원전비리 수사단이 있는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35인승 호송버스를 타고 온 박 전 차관은 청사로 들어서기 직전 “수뢰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좌우로 고개를 2차례나 강하게 흔들었다.

검은색 금속 테두리가 있는 안경을 낀 박 전 차관은 옅은 푸른색 수의 차림에다 흰색 운동화를 신었고 백발에 가까웠다.

수갑을 찬 양손에는 수건이 감겨 있었다.

그러나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시종 고개를 빳빳이 들어 당당함을 유지했다.

이처럼 박 전 차관이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함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차관은 유력 인사가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때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검찰 간부와의 티타임을 생략하고 곧바로 건물 3층 나의엽 검사실로 이동, 강도 높은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관은 2009년 2월을 전후해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이자 측근인 이윤영(51·구속)씨로부터 한국정수공업의 원전 수처리 설비 계약 유지 등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6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돈은 ‘영포라인’ 출신 브로커 오희택(55·구속)씨가 한국정수공업에서 로비 명목으로 받아 이씨에게 전달한 3억원 가운데 일부다.

검찰은 이씨로부터 박 전 차관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 전 차관을 상대로 실제 금품을 받았는지, 한국정수공업을 위해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외압을 행사했는지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오희택씨가 2010년 8∼11월 한국정수공업 대표에게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처리 설비 수주를 위한 로비 명목으로 13억원을 받으면서 로비 대상으로 박 전 차관을 지목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한국정수공업이 2010년 8월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주관한 신성장 동력 육성 펀드에서 642억원을 지원받는 데 박 전 차관이 개입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박 전 차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같은 경북 영일, 포항지역 출신인 이른바 ‘영포라인’으로 전 정부에서 실세로 불렸다.

그러나 민간인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가 이번 사건에 연루되는 바람에 지난 26일 부산교도소로 이감돼 독방에 배치됐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 전 차관은 수사 결과에 따라 피의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 사법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 “박 전 차관에 대한 수사가 하루 만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이날 밤늦게까지 조사하고 부산교도소로 돌려보낸 뒤 2∼3차례 더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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