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진정에 학교·교육청 “문제 없었다”
대구의 한 중학생이 집단 따돌림으로 2년간 학교 급식을 거의 하지 못하고 점심을 걸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하지만 학교 측은 해당 학생이 따돌림당한 일이 없으며 평소 속이 좋지 않다고 말하거나 입맛이 까다로워 급식을 자주 건너뛴 것이라고 반박해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 대구 모 중학교 학부모 J(51·여) 씨에 따르면 이 학교 2학년생인 아들 K(15) 군이 중학생이 된 2012년 4월께부터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
K 군이 학교 방송부에 들어가자 방송부를 지원했다가 탈락한 학생들이 중심이 돼 K 군을 따돌렸고 결국 반 전체 학생의 따돌림으로 번져 K 군이 친구들과 함께 식사하지 못했다는 것이 J 씨의 주장이다.
J 씨는 “아이가 어느 날 도시락을 싸달라고 해 급식을 하는 데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됐다”며 “담임교사에게도 이를 수차례 알렸으나 2년을 연달아 담임을 맡았던 교사는 아이의 급식을 거의 챙겨주지 않았고 ‘교사는 중립적’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J 씨는 “급우들이 아이의 책상 위에 쓰레기를 얹어두거나 가방 속을 쏟기도 하고 방송부 일을 마치고 늦게 입실하는 K 군이 교실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뒷문을 잠그는 식의 따돌림이 지속돼 병원에서 불안·우울증 진단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K 군이 수업시간 앞쪽 자리에 앉은 친구에게 ‘머리를 치우라’고 말했다가 그에게 멱살 잡혀 맞는 일이 생기자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소집됐다. 이때 K 군이 따돌림을 당해왔으며 그 때문에 급식을 건너뛰었다는 주장이 J 씨에게서 나왔다.
하지만 학교폭력대책위원회 개최 결과 K 군이 따돌림을 당하거나 그 때문에 급식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K 군을 때린 학생에 대해서는 5일간 봉사활동을 하도록 명해졌다.
이 중학교 교장은 “주변 학생들과 상담해봐도 K 군이 왕따를 당했다는 정황이 없다”며 “K 군이 음식을 가린다며 학기 초 어머니가 당부한 일이 있어 담임교사가 K 군이 교실에 남아 있으면 식사하러 가라고 이르고 친구를 통해 급식실로 불러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 군의 어머니는 “교사와 학교 측이 아이가 따돌림을 당해 학교생활을 힘들어 한다는 것을 밝혀내지 못하고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무책임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대구시교육청에 교장과 교감, 교사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구했다.
대구시교육청 측은 “왕따와 급식 문제를 놓고 학교와 학부모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학부모가 재심을 요청하면 대구시교육청에서는 징계조정위원회를, 대구시는 학교폭력지역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