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추돌 직후 22㎞ → 78㎞ 가속…브레이크로 착각했나, 급발진인가

1차 추돌 직후 22㎞ → 78㎞ 가속…브레이크로 착각했나, 급발진인가

입력 2014-03-31 00:00
수정 2014-03-3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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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버스 2차 추돌 의혹 증폭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에서 연쇄 추돌 사고를 낸 시내버스의 블랙박스 영상이 복원됐지만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운전기사 염모(60)씨가 사고 발생 전 1시간 20분가량 졸음운전을 한 정황은 확인됐다. 그러나 19명의 사상자(사망 3명)를 낸 2차 사고는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시내버스 추돌 사고 당시 3318번 버스가 택시 3대와 추돌하는 모습(왼쪽)과 추돌 후 시속 22㎞였던 속력이 오히려 빨라지자 한 승객이 운전사를 제지하는 모습(오른쪽) 등이 담긴 사고 버스의 블랙박스 영상이 29일 공개됐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시내버스 추돌 사고 당시 3318번 버스가 택시 3대와 추돌하는 모습(왼쪽)과 추돌 후 시속 22㎞였던 속력이 오히려 빨라지자 한 승객이 운전사를 제지하는 모습(오른쪽) 등이 담긴 사고 버스의 블랙박스 영상이 29일 공개됐다

연합뉴스
특히 1차 추돌 사고 때 시속 22㎞이던 사고 버스의 속력이 줄어들기는커녕 78㎞까지 가속을 한 채 신호대기 중이던 30-1번 시외버스를 들이받은 것과 관련해 일부 전문가는 ‘급발진’ 등 차량 결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송파경찰서는 지난 29일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염씨가 1시간 23분간 졸음운전을 한 징후가 27차례 발견됐다”면서 “1차 추돌부터 2차 추돌까지 총 69초가 걸렸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염씨는 택시 3대와 추돌한 1차 사고 발생 3분 10초 전에도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차 추돌 때 시속 22㎞였던 사고 차량의 속력이 2차 추돌 사고 당시 78㎞로 치솟았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1차 추돌 직후 염씨가 행인이나 차량과 부딪치지 않으려고 지그재그로 버스 방향을 조정하는 등 방어 운전을 한 모습도 영상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극도의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제동장치로 착각하고 밟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차 사고 발생 5초 전 영상과 1차 추돌 사고 이후 디지털운행기록계(타코그래프) 기록이 없는데 졸음운전으로 결론을 추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마지막까지 사고를 피하기 위해 기를 쓰며 운전하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는데 1분가량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전했다.

자동차 정비 명장 1호인 박병일(57)씨도 “1차 추돌 이후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잡으려고 했을 텐데 운전자가 아무리 착각을 했다고 해도 속력이 78㎞로 오를 때까지 가속페달을 밟았을 리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조사(현대자동차)의 협조로 사고 차량 내부의 사고기록장치(EDR)와 엔진제어장치(ECU)을 조사해 차량 결함 여부를 확인해야 단서가 나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4-03-3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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