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소송’ 흡연자 패소 확정…”개별 인과 입증안돼”

‘담배소송’ 흡연자 패소 확정…”개별 인과 입증안돼”

입력 2014-04-10 00:00
수정 2014-04-1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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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폐암 종류 다양해 흡연 아닌 다른 요인일 가능성도 있다” “제조사 불법행위·제조물 결함 없었다”…소송 15년만에 첫 결론

흡연자들이 오랜 기간 담배를 피우다 암에 걸렸다며 제조회사에 배상을 요구한 국내 첫 ‘담배소송’에서 흡연자 측이 패소했다.

10일 오후 서울시내 한 편의점 담배 판매대에 경고문구가 기재된 담배가 진열된 모습.  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시내 한 편의점 담배 판매대에 경고문구가 기재된 담배가 진열된 모습.
연합뉴스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담배소송’ 판결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는 피해자 유족 및 변호사들의 모습이 건물 유리에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담배소송’ 판결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는 피해자 유족 및 변호사들의 모습이 건물 유리에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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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과 폐암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고, 제조사인 KT&G와 국가가 담배의 유해성을 은폐하는 등 불법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또 담배에 제조물책임법에 따른 제조·설계·표시상의 결함이 없다는 점도 인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0일 흡연 피해자 7명과 그 가족 등 30명이 KT&G(옛 담배인삼공사)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 2건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담배소송과 관련해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99년 소송이 제기된 지 15년 만의 확정 판결이다.

재판부는 “흡연과 원고들에게 발병한 비소세포암, 세기관지 폐포세포암(모두 폐암) 사이에 역학적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어느 특정 흡연자가 흡연을 했다는 사실과 위와 같은 비특이성 질환에 걸렸다는 사실만으로 양자 사이의 개별적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역학적 인과관계는 다수의 집단 구성원과 특정 질병 사이의 통계적 관련성을 기초로 연관관계가 있다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반면 개별적 인과관계는 외부적인 환경 요인 외에도 연령과 면역체계 등 개인별 신체 특성을 감안해 따져보는 것이다.

대법원은 흡연과 특정 암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지만, 적어도 이번 상고심까지 올라온 원고들의 사례에선 흡연과 암 발병 사이에 개별적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이번 상고심의 경우 항소심에서 흡연과 암 발병의 인과관계가 인정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법리 판단을 하지 않았다.

항소심은 흡연자 7명 중 특히 흡연과 역학적 인과관계가 높다고 알려진 소세포암과 편평세포암에 걸린 4명에 대해서는 ‘흡연과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비소세포암, 세기관지 폐포세포암에 걸린 나머지 3명은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들의 상고 이유에 대해서만 판단했다.

결국 대법원은 ‘흡연과 특정 암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획일적·전면적으로 선언한 게 아니라, 상고심까지 온 원고들의 경우에는 개별적 특성을 감안해도 흡연에 따른 발병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폐암은 흡연과 관련성이 높은 것부터 관련성에 대한 근거가 없는 것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다”고 전제하면서 흡연이 아닌 환경오염물질과 같은 다른 요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재판부는 “피고들이 제조한 담배에 설계상, 표시상의 결함이나 그 밖에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된 결함이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피고들이 담배의 위해성에 관한 정보를 은폐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

두 사건의 1심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당시 조경란 부장판사)는 지난 2007년에 “폐암과 후두암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항소심을 담당했던 서울고법 민사9부(당시 성기문 부장판사)도 2011년 2월에 “국가와 KT&G의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며 원고 패소 결론을 유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원고들 중 폐암 환자 4명에 대해서는 “흡연과 암의 개별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서도 “KT&G의 담배에 결함이 존재하거나 고의로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등 위법행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두 소송의 당초 원고 수는 각각 31명과 5명이었지만 소송이 길어지면서 암으로 숨지는 사람이 생겨났고, 원고 수는 각각 26명과 4명으로 줄었다.

한편 대법원 선고 이후 원고와 피고 측은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암으로 숨진 흡연피해자의 친형 이모씨는 “생명을 중시하지 않고 피고의 눈치를 보는 정책적 재판”이라고 비판했다.

원고측 소송대리인 배금자 변호사는 “1년에 5만8천명을 숨지게 만드는 제품인 담배를 만드는 회사에 면죄부를 주고 기업을 옹호한 판결”이라며 “인고의 세월을 기다려준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KT&G측 소송을 맡은 박교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이번 판결이 담배의 제조와 안정성에 대한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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