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무사히 돌아와다오”…주인 없는 생일

<세월호참사> “무사히 돌아와다오”…주인 없는 생일

입력 2014-04-23 00:00
수정 2014-04-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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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2학년 A군 어머니 “살갑고 속 깊은 아들인데”

“오늘이 네 생일이잖아 얼른 돌아와라 뭐든 다 해줄게…”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운데 생일을 앞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많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단원고 2학년 5반 A군은 23일 바다 속에서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았다.

전남 진도체육관에서 아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A군의 어머니는 “엄마가 차려준 생일상이 최고라고 했는데…”라며 힘겹게 입을 뗐다.

그는 “수학여행 가기 전 20만원 어치 옷을 사줬는데 애가 엄마가 힘들게 번 돈을 너무 많이 썼다며 이번에는 집에서 생일상 차리지 말고 고기뷔페 가서 간단히 먹자고 한 속 깊은 아들”이라고 했다.

A군은 매일 학교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밤 10시 학교 근처 대형 유통매장에서 일을 끝내는 엄마와 중간에서 만나 함께 집으로 걸어가며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조잘조잘’ 얘기해주던 딸 같은 아들이었다.

딸보다 더 애교가 많고 정(情)도 많은 장남이었고, 두살 아래 여동생(15·중학3년)과 우애도 깊은 자상한 오빠였다고 A군 어머니는 전했다.

A군의 여동생은 오빠 생일인데 가족이 다 함께 있어야 한다며 안산 집에 있다가 전날 진도로 내려갔다.

A군 어머니는 “살갑게 구는 딸 같은 아들이라 엄마를 많이 챙겼어요, 잠도 엄마랑 자고 애교도 많아 우리 네 식구를 ‘텔레토비(유아교육 프로그램 캐릭터) 1호, 2호, 3호’라고 불렀다”며 애통해했다.

그는 “친구들하고 생일잔치 하라고 용돈을 주면 다 쓰지 않고 남겨 ‘낳아주셔서 고맙다’며 아빠,엄마 선물을 사 들고 오곤 했다”며 “무사히 돌아온다면 뭐든지 다 해줄 텐데…”라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고 8일째인 23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생사 확인이 안 된 단원고 2학년 B(9반)양과 C(10반)양은 26일, D(9반)양은 29일 각각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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