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상황] 궂은 날씨, 빠른 물살, 더딘 수색… 아직도 찾지 못한 114명

[수색 상황] 궂은 날씨, 빠른 물살, 더딘 수색… 아직도 찾지 못한 114명

입력 2014-04-28 00:00
수정 2014-04-2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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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성과 못 거둔 주말

세월호 침몰 12일째인 27일, 전남 진도 해역 인근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기상 조건이 악화되면서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악천후로 주말 내내 실종자 수색작업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가족들의 마음은 바짝 타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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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기다립니다
오늘도… 기다립니다 27일 비가 내리는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한 시민이 사고 해역을 향해 무릎을 꿇고 실종자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진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이날 새벽 2시부터 초속 10∼14m의 강한 바람과 2m 안팎의 파고가 일면서 중단됐던 수색·구조작업은 오후 1시쯤 재개됐다. 해양경찰(해경)은 잠수부들을 투입했지만, 유속이 빠른 ‘사리’(밀물과 썰물의 차가 최대가 되는 시기)에 가까워진 데다 수심 40m가 넘는 곳을 수색해야 하는 상황인 탓에 오랜 시간 작업이 이뤄지지는 못했다. 전체 격실 111개 중 실종자 잔류 가능성이 없는 47개를 제외한 64개의 절반 이상인 35곳의 수색이 마무리됐다. 오전 1시 현재 사망자는 188명, 실종자는 114명이다.

대책본부는 민·관·군 합동구조팀 소속 잠수요원 98명을 현장에 대기시킨 뒤 기상 여건에 맞춰 가능한 한 많은 인원을 투입해 세월호 선체 4층 좌현 중앙 객실을 중심으로 수색할 방침이다. 특히 잠수부들은 실종자들이 몰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4층 선수 쪽 다인실 등의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류 흐름이 빨라진 데다 기상이 나빠진 측면도 있지만, 선체 내 부유물과 장애물 탓에 수색이 힘들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합동구조팀은 부유물로 막혀 열리지 않는 격실 등의 출입문을 확보하기 위해 절단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날 진도 팽목항 가족대책본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구조팀 관계자는 “선체 진입 시 엄청난 부유물로 출입문이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해군이 보유한 와이어 절단기를 이용해 내부 진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조팀은 절단이 여의치 않은 경우 소형 폭약을 터뜨리는 방법도 추진할 계획이지만 선내 시신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 가족들의 동의를 전제로 시행하기로 했다.

미 해군 소속 잠수 전문가 4명은 전날 도착해 잠수와 관련한 기술자문을 했다. 역시 전날 오전 부산항에 입항한 미 해군 구조함 ‘세이프가드호’도 곧 현장에 투입돼 잠수장비와 고속보트 등의 장비와 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심해를 드나들며 고군분투하는 잠수부들의 체력도 크게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네 번씩 찾아오는 1~2시간의 정조기 수색작업에 동원돼 각종 부유물로 뒤섞인 격실을 누비면서 체력·정신적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현재 구조작업이 선체 상부가 아니라 수심 30~40m의 밑바닥을 뒤져야 하는 만큼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잠수부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하루에 많게는 10여명이 마비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목포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2014-04-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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