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상황] “수색 망쳐놓고…무의미한 사퇴 무책임한 처신”

[수색 상황] “수색 망쳐놓고…무의미한 사퇴 무책임한 처신”

입력 2014-04-28 00:00
수정 2014-04-28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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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사퇴에 진도·안산 분통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를 표명한 데 대해 실종자와 사망자 가족들은 분노와 냉소가 뒤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전남 진도실내체육관 내 대형 TV에서 정 총리의 사퇴 기자회견이 생중계되자 이곳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유가족들은 “처음부터 사태를 수습할 자신이 없었으면 곧바로 그만둘 일이지 수색 작업을 이렇게 망쳐 놓고 책임만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정부 관료들이 전부 사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도 “총리 사퇴가 무슨 의미가 있나. 내 새끼가 돌아와야지”라며 고개를 돌렸다. 한편에서는 “이 시국에 총리가 사퇴해서 어쩌겠다는 것이냐”, “잘했든 못했든 이렇게 큰 사고가 났으면 끝까지 책임지고 잘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무책임한 처사”라는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많은 실종자 가족들은 더는 화를 낼 힘도 없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진도 팽목항 또한 정 총리의 사퇴 소식을 외면했다. 가족대책본부 천막 옆에 세워진 차량 전광판에서 관련 뉴스가 나오자 몇몇 가족이 발걸음을 멈추고 지켜봤지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이내 자리를 떠났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안산 올림픽기념관과 단원고 등을 찾은 시민들도 총리 사퇴의 적절성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날 자녀와 함께 단원고에 들른 이영우(59·경기 시흥)씨는 “총리가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결자해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희(44·여·서울 은평구)씨는 “총리가 사퇴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단순히 사퇴로 끝낼 것이 아니라 끝까지 책임을 물어서 흐지부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직장인 박모(41·여·서울 송파구)씨는 “정 총리의 사퇴를 받아주면 안 된다”면서 “오히려 초동 대응을 잘 못한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징계나 처벌을 해야 할 문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진도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안산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4-04-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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