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서주기만…” 기관사 진술로 본 추돌 순간

“제발 서주기만…” 기관사 진술로 본 추돌 순간

입력 2014-05-03 00:00
수정 2014-05-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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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진행·정지’ 신호는 처음 봤다…승객들이 고마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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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왕십리. 박지환 popocar@seoul.co.kr
상왕십리.
박지환 popocar@seoul.co.kr
”제발 (열차가) 서라 서라, 서주기만을 바라면서 기다렸습니다.”

지난 2일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선행 열차와 추돌한 후속 열차의 기관사 엄모(46)씨는 사고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비상 상황을 감지하고 오른손으로 비상제동장치를 꽉 잡은 상태에서 추돌한 탓에 오른쪽 어깨를 심하게 다쳐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수술을 받고 4일 일반실로 옮겨 회복 중인 엄씨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사고 전후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서울시가 3일 브리핑에서 신호기 고장이 사고 원인이라고 했고 엄 기관사 역시같은 견해를 밝혔다.

승강장에 선행 열차가 정차 중이면 진입 전 신호기 3개가 후속 열차를 기준으로 ‘주의·정지·정지’로 표시돼야 했지만 사고 당일엔 ‘진행·진행·정지’로 표시돼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엄 기관사는 “곡선 구간을 도는 순간 빨간 불이 보여 바로 비상제동을 걸고 조금이라도 더 멈추기 위해(제동거리를 줄이기 위해) 보안제동까지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동을 걸고 나서는 그저 핸들을 꼭 잡고 차가 멈추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는 빨간 불을 보고 지체 없이 비상제동을 걸었다면서 “기관사라면 본능적으로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운행할 때 신호기(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운행 때 기관사들이 신호기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관실엔 전·후방역 열차운행위치를 알려주는 모니터가 없기 때문이다.

정일봉 서울메트로 동대문승무소장은 “승객들이 열차를 타기 전에 보는 전후 열차 위치 표시는 최근 지하철 승강장에 많이 설치됐지만 열차 기관실은 1980년대 열차 도입 당시 시스템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해당 모니터를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2006년부터 기관사 생활을 시작한 엄 기관사는 이번 사고 때와 같은 ‘진행·진행·정지’ 신호 표시는 처음 봤고, 비상제동을 건 것도 입사 초에 선로를 건너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 외엔 처음이라고 전했다.

엄 기관사가 비상제동을 걸었을 때 열차의 운행속도는 시속 68㎞였고 비상제동 후 128m를 더 가서 시속 15㎞ 상태에서 선행 열차와 추돌했다.

정 소장은 “원래대로라면 비상제동을 걸고 나서 194m를 이동했어야 하지만 엄 기관사가 보안제동을 추가로 해서 제동거리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비상 매뉴얼에도 보안제동을 쓰라는 내용은 없는데 엄 기관사가 침착했다”고 말했다.

엄 기관사는 추돌 후 다친 상태에서 가장 가까운 칸에 가서 승객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는 “승객들이 많이 넘어진 상태였다”며 “저만 괜찮으냐고 묻는 게 아니고 승객들도 저한테 ‘아유, 다친 데 없느냐’고 물어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엄 기관사는 전기가 나가 아수라장이 된 끝쪽 칸의 승객들을 대피시킨 후 기관실로 돌아와 충격이 적었던 앞쪽 칸의 문을 열고 ‘뒤쪽은 내릴 수 없으니 앞쪽으로 이동해달라’고 안내방송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전 탓에 끝쪽에선 방송이 들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엄 기관사는 “사고 상황에서 무전이 되지 않아 휴대전화로 관제소에 전화를 했는데 (관제소가) 아직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관제소가 사고를 처음 인지한 건 사고 2분 후 상왕십리역 승강장에 서 있던 승객이 승강장의 비상전화로 신고했을 때다.

일부 승객은 대피 안내 전 비상문을 열고 내렸지만 관제소가 외선 열차의 운행을 바로 중단시켜 다행히 추가 사고는 없었다.

엄 기관사는 “지시에 잘 따라준 승객들에게 고마울 뿐”이라며 “계속 이렇게 있을 수는 없다. 털고 일터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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