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교육감 선거 후보 이상면, 고승덕, 조희연, 문용린.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승덕 문용린’ ‘자중지란’
고승덕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의 가장 큰 패인은 ‘적전분열’이었다.
개표가 35.9% 진행된 5일 오전 2시 20분 현재 진보 단일후보인 조희연 후보는 2위인 보수진영의 문용린 후보를 9.0%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조희연 후보는 지난 3월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주도한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해 가장 먼저 선거에 나섰지만, 초반에는 시민의 무관심과 낮은 인지도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보수진영은 고승덕, 문용린, 이상면 세 후보가 나서면서 표를 분산시켰다.
일부 보수단체가 단일화를 추진하기도 했으나 고승덕 후보와 이상면 후보가 신청하지 않은 탓에 단독으로 나서 추대된 문용린 후보는 단일후보로서의 정통성을 얻지 못했다.
진보 진영이 결집했다고는 하나 조희연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직 프리미엄을 받는 문용린 후보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고승덕 후보에 밀려 좀처럼 치고 나오지 못했다.
수세에 몰린 조희연 후보는 지난달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고승덕 후보의 두 자녀가 미국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승덕 후보 또한 미국에서 근무할 때 영주권이 있었다”고 공격에 나섰다.
고승덕 후보는 “자신은 영주권자가 아니며 아이들은 전처와 결별할 때 어머니와 함께 살겠다는 의사를 존중해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고승덕 후보의 딸인 희경(캔디 고)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며 올린 글은 조희연 후보가 앞서 가는 두 후보를 제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놓치지 않던 고승덕 후보는 딸의 글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지지층이 이탈해 결국 실제 선거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문용린 후보는 고승덕 후보를 ‘세월호 선장’에 비유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또 평소 친분이 있던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외아들이자 희경 씨의 외삼촌인 박성빈 씨와 야합해 이번 일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일면서 고승덕 후보와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사이 상당수 부동층이 조희연 후보 쪽으로 옮겨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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