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전화 받자 마자 “너 몸매…XX 크니?” 경악

女 전화 받자 마자 “너 몸매…XX 크니?” 경악

입력 2014-11-23 00:00
수정 2014-11-2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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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몸매가 어때? 가슴은 크니? 목소리 섹시한데…”, “야, XX아, 내 전화를 왜 그따위로 받아?”

경기도 120콜센터에 걸려오는 폭언, 성희롱 전화 내용이다.

시도 때도 없이 아무런 이유없이 욕설을 듣고 성희롱을 당해도 감정노동자인 콜센터 상담사들은 화를 삭이며 친절하게 응대를 해야만 했다.

이처럼 폭언과 성희롱, 도정과 관련없는 내용의 하소연성 전화가 2012년 경기도 콜센터에 2390건이 걸려왔다.

그해 전체 콜센터 전화건수 93만 9117건에 비하면 0.25%로 적지만 상담사들의 스트레스는 대부분 이 전화들로 인해 발생했다.

콜센터 직원들의 정신적 고통이 커지자 경기도가 악성민원인에 대해 강경모드로 전환하면서 욕설, 성희롱 전화가 눈에 띄게 줄었다.

도가 2012년 말 악성민원인을 고소하겠다고 언론을 통해 밝히자 폭언·성희롱 전화는 1383건에서 이듬해 1111건으로 19.6% 감소했다.

이어 지난해 3월부터 상담원에게 전화로 욕설이나 성희롱 발언을 3차례 이상 하면 검찰에 고소하는 ‘삼진아웃제’를 적용하자 올해(9월말 기준)에는 606건으로 45.2%가 줄었다.

실제로 악성민원인을 고소한 사례는 한 건도 없지만, 법적대응 방침이 효과를 입증한 셈이다.

도가 ‘상담사 인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한 것도 한몫을 했다.

예전에는 폭언이나 성희롱 전화가 오더라도 최소 3번이상 경고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면 지금은 1회 경고후 바로 수화기를 내려놓을 수 있다.

이런 전화를 했던 사람으로부터 또다시 전화가 걸려오면 다른 상담사가 통화하게 하고, 일반 상담사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위가 높은 악성 민원인은 경력 3년이상, 3주이상 특별상담교육을 받은 수석상담사 4명이 상대했더니 더는 상담사를 괴롭히지 않았다.

악성 민원전화와 싸우느라 감정적으로 지쳤던 상담원들은 이제는 “일할 맛 난다”면서 얼굴에 웃음을 되찾았다.

경기도 콜센터의 6년차 베테랑 상담사인 남모(36·여)씨는 “예전에는 욕설과 성희롱 전화로 받는 스트레스가 10점중 7점이었다면 지금은 2∼3점으로 크게 줄었다”면서 “이제는 전화받는데 부담도 없고 심적으로 매우 편해졌다”고 말했다.

정병윤 경기도 언제나민원실장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상담사를 위해 안마서비스, 우수상담사 해외여행, 힐링캠프 운영 등 스트레스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1%도 안 되는 악성민원인 때문에 상담사가 고통받고 그로 인해 다른 민원인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도 120콜센터에는 66명의 상담사(여성 58명, 남성 8명)가 3부제로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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