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룡호 선체 높이 8.4m 불과…높은 파도에 취약

오룡호 선체 높이 8.4m 불과…높은 파도에 취약

입력 2014-12-07 00:00
수정 2014-12-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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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501오룡호’의 선체가 높지 않아 파도에 의한 침수에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사조산업에 따르면 총톤수 1천753t인 오룡호의 선체 높이(선체 바닥∼상갑판(upper deck))는 8.4m에 불과하다.

어획물을 가득 실었을 때 바닷물에 잠기는 선체 높이를 말하는 ‘어선 만재흘수’는 5.7m이다.

다시 말해 오룡호가 어획물을 가득 싣고 항해하면 바닷물 위에 있는 선체는 2.7m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어획물을 덜 싣는다해도 복원력을 확보하려고 선박평형수를 더 채워 넣기 때문에 바닷물 위에 뜨는 선체 높이는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다 배가 항해할 때 선수 쪽은 약간 위로 들리는 반면 선미 부분은 바닷물에 더 많이 잠기는 것을 고려하면 바다 위로 노출되는 선미 높이는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사조산업은 사고원인에 대해 “오룡호는 이달 1일 서베링해에서 그물을 걷어 올리고 피항 준비를 하다가 선박 뒤쪽에서 2차례 바닷물을 맞고 어획물 처리실이 침수되면서 기울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바다 위로 노출되는 선체 높이가 2.7m 내외에 불과하기 때문에 높은 파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산술적으로는 3∼4m 정도의 파도만 쳐도 갑판 위로 바닷물이 넘어온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고 당시 서베링해에는 높이 5m 짜리 파도가 치고 있었기 때문에 오룡호 갑판에는 상당한 양의 바닷물이 쏟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갑판 위를 덮친 바닷물은 대부분 자연 배수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선체 개구부(開口部) 등을 통해 바닷물이 선박 안으로 들어가면 복원성이 떨어져 배가 한쪽으로 기울게 된다.

오룡호도 잡은 물고기를 어획물 처리실에 넣으려고 열어둔 해치(hatch)를 통해 많은 양의 바닷물이 배 안으로 들어가면서 복원성이 떨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원양업계 관계자는 “베링해는 파도가 높고 바람이 강해 주로 3천∼1만t 정도되는 어선들이 조업하는데 오룡호는 1천700t급이기 때문에 선체 높이 등 안전면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오룡호는 베링에서 조업하는 다른 어선보다 작기 때문에 선박 높이가 낮아 파도에 침수피해를 보기 쉽다”며 “갑판을 덮친 많은 양의 바닷물이 선체 안으로 유입돼 선박 복원성이 떨어지면서 기운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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