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룡호 침몰, 기관실 침수가 ‘결정적 원인’ 추정

오룡호 침몰, 기관실 침수가 ‘결정적 원인’ 추정

입력 2014-12-09 00:00
수정 2014-12-0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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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실 침수되면 발전기·엔진 정지…배 통제불능 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501오룡호’는 어획물 처리실에 이어 바로 아래에 있는 기관실이 침수되면서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베링해에서 원양어선을 탄 경험이 많은 선원들이 추정했다.

오룡호 도면을 보면 2차례 바닷물에 침수된 어획물 처리실 바로 아래 기관실이 있다.

기관실은 발전기와 엔진 등이 있는 선박 운항의 핵심 공간이다.

어획물 처리실과 기관실에는 2군데 출입문이 있는데 기관실은 선원 출입이 잦아 운항 땐 열어두는 게 보통이라고 전직 선원은 전했다.

사조산업 트롤어선을 타고 7년간 베링해에서 조업했다는 전직 선원은 9일 “기관실은 선원들이 자주 오가느라 보통 출입문을 열어 놓기 때문에 어획물 처리실이 침수되면서 바로 아래 기관실로 물이 흘러갔을 개연성이 크다”며 “기관실이 침수되면 발전기가 멈춰 선박 전원 공급이 끊겨 엔진이 정지되고 선내 전등도 모두 꺼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엔진이 죽으면 프로펠러가 정지되고 배는 운항 불능상태인 ‘데드 십(Dead Ship)’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좌우에서 강한 바람과 함께 파도를 맞으면 배는 한쪽으로 급격하게 기울고 침몰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20년 넘게 원양어선을 타고 베링에서 조업한 한 간부 선원은 “2번 정도 오룡호와 비슷한 상황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어획물 처리실에 상상하지도 못한 많은 양의 물이 들어왔다. 해치(hatch)도 고장이 나 계속 바닷물이 들어왔고 기관실도 침수됐지만 양이 많지 않아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다”며 “어획물 처리실 해치를 빨리 닫았으면 참사를 면할 수 있었을 텐데 악천후여서 상황이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오룡호 선장은 마지막 교신에서 “어획물 처리실에 물이 들어와 어느 정도 물을 뺐는데 다시 물이 차 뱃머리를 돌렸는데 배가 기울어서 다시 돌린다”고 했고 잠시 뒤 “선박이 전부 소등된 상태”라고 말했다.

오룡호 선사인 사조산업은 “어획물을 넣으려고 배 뒤쪽에 있는 처리실 해치를 열었는데 파도가 치면서 많은 양의 물이 들어왔지만 배수가 되지 않아 배가 기울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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