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안 지내면 가족 지옥 간다”…수천만원 뜯어낸 전도사

“제사 안 지내면 가족 지옥 간다”…수천만원 뜯어낸 전도사

입력 2015-05-17 10:23
수정 2015-05-1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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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경계성 지능’인 점 악용해

지능지수가 장애인과 정상인의 중간 단계인 ‘경계성 지능’ 학생을 상대로 수천만원을 뜯어낸 길거리 전도사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모 종교단체 포교원 박모(40·여)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1월 강동구 천호동 길거리에서 대학생 A(21·여)씨에게 접근해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 가족이 지옥에 가게 된다. 집안을 당신이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지적 장애인은 아니지만 지능지수가 79로 평균 이하였던 A씨는 순순히 25만원을 넘겼다. 박씨는 이 돈으로 과일 등을 산 뒤 인근 종교시설에서 제사를 올렸다.

하지만 A씨가 정신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을 눈치 챈 박씨는 이후 본격적으로 돈을 뜯기 시작했다.

박씨는 “급전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초부터 올해 2월까지 A씨에게 40차례에 걸쳐 3천600여만원을 빌렸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빌려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분식점과 액세서리 공예점에서 일한 것은 물론 제2금융권에서 2천600만원을 대출받기까지 했다.

박씨는 이렇게 뜯은 돈을 개인 빚을 갚는데 쓴 것으로 조사됐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가족에 이끌려 경찰을 찾은 A씨는 “원래 거절을 못 하는 성격인데다, 박씨가 부모님께 알리면 큰일난다고 했다”며 “내가 속고 있는지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능지수 71∼84의 ‘경계선 지능’은 지적장애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정상인보다 판단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이 있을 경우 범죄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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