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없인 잠 못 자”…트라우마 겪는 버스사고 공무원들

“술 없인 잠 못 자”…트라우마 겪는 버스사고 공무원들

입력 2015-07-09 09:21
수정 2015-07-0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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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사고) 생각이 나 술 없이는 잠들기가 힘듭니다.”

중국 연수 중 버스 사고를 당했던 지방행정연수원 중견리더과정 공무원들이 9일 전북 완주군에 있는 연수원으로 복귀했다.

귀국 후 닷새가 지났지만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사고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한 공무원은 “이번 사고로 친하게 지내던 사무관 두 분이 돌아가셨다”며 “나는 맨 뒤 버스를 타고 가다 사고 수습을 도왔는데 사고 생각도 나고 돌아가신 분들도 생각이 나 밤마다 술이 없이는 잠들 수가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을 수 있지만 오전 전체 수업 이후에는 오후에는 10여명씩 조를 이뤄 취미반과 체육활동 등으로 항상 붙어다니며 활동했다”며 “오늘 내일이야 심리 치료를 하기 때문에 태가 나지 않겠지만 다음 주부터는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 시간이면 사무관님이 벌써 오셔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텐데…”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공무원은 “연수생 단체 SNS에서도 사고 이야기는 암묵적으로 일절 하지 않고 있다”며 “전에는 서로 안부도 묻고 농담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공지사항 외에는 아무런 글을 남기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공무원은 “돌아가신 분이 9명이나 되다 보니 교육생 전체가 오후 소그룹 활동에서 인연이 있는 분들”이라며 “나와 중국어반과 취미반을 함께 하시는 분이 돌아가셨는데 지금은 얼떨떨하지만 수업에 들어가면 정말 많이 생각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중견리더과정 공무원들은 이날 오전 연수원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합동분향을 한 뒤 정식으로 연수에 복귀한다.

또다른 공무원은 “오늘 아침에 합동분향을 하며 분향소를 없앤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분향소를 볼수록 돌아가신 분들이 생각나고 사고 기억도 자꾸 떠올라서 그런 것 같다”며 “앞으로도 연수가 절반이나 남았는데 남은 일정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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