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서 봤던 그놈들이네’…중국인 환전 사기범 검거

‘카톡서 봤던 그놈들이네’…중국인 환전 사기범 검거

입력 2015-10-14 14:33
수정 2015-10-1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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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서 거액을 환전하다 ‘밑장빼기’ 수법으로 고액권을 빼돌린 중국인 2명이 덜미를 붙잡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환전상을 속여 제시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아 챙긴 예모(45)씨와 첸모(49)씨를 사기 혐의로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9일 환전상을 찾아 미화 5달러짜리 180장과 100달러짜리 91장 등 두 뭉치로 나뉜 1만달러를 제시하며 환전을 요구했다. 합계 금액을 1만 달러로 맞춘 것은 환전상에게 총 금액을 쉽게 기억시키기 위한 일종의 작전이었다. 이후 한 사람이 두 지폐 뭉치를 건네며 환전상이 세도록 한 뒤 마음이 바뀐 듯 돈을 돌려달라고 하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사이, 다른 사람은 자기 돈을 먼저 환전해 달라고 재촉하며 환전상의 주의를 흐트려트렸다. 마음이 급해진 환전상은 결국 일당이 100달러짜리 91장을 몰래 빼낸 줄도 모른 채 1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을 넘겨주고 말았다.

 10분도 안 되는 사이 미화 9100달러, 우리 돈 1000만원 가량을 손쉽게 챙긴 두 사람은 사흘 후인 12일 동대문의 한 상가에 있는 환전소에서 같은 수법으로 돈을 빼앗으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추가 범행을 우려한 경찰이 이들의 수법과 인상착의를 서울 시내 환전상들에게 카카오톡으로 공지한 것이 체포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두 사람의 짧은 머리와 9일 범행 당시 쓰였던 체크무늬 가방, 돈 뭉치를 번갈아 건네는 수법을 알아챈 동대문 환전상이 사기 피해자이자 평소 알고 지내던 명동 환전상에게 연락했고 경찰 신고가 이어졌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1개월 단기 비자를 받아 올해 10월 3일 우리나라에 처음 입국한 중국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여행하려고 한국에 왔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범행 수법을 봤을 때 애초부터 환전 사기 범행을 목적으로 입국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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