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용사 의인’ 부친, 아들 추모비 제막 8일만에 영면

‘특전용사 의인’ 부친, 아들 추모비 제막 8일만에 영면

입력 2015-11-06 14:38
수정 2015-11-06 14: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교통사고 피해자 구하다 숨진 정연승 상사 부친 정경화씨 돌연 사망 “추모행사 때도 건강했는데…아들 잃은 슬픔과 충격 컸던 듯”

“아들 여읜 슬픔이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지난 9월 교통사고 피해자를 구조하다 트럭에 치여 숨진 고(故) 정연승 특전부대 상사의 아버지가 아들의 추모비가 세워진 지 일 주일여 만에 돌연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정 상사의 아버지 정경화(71) 씨는 지난 5일 오전 11시20분께 충북 충주시 가금면 잠병리 초당마을 자택에서 식사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정 상사의 어머니가 119에 신고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한 시간여 뒤인 12시30분께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아들이 숨진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그 뒤를 따랐다. 지난달 28일 아들의 추모 행사가 열린 지 8일 만의 일이다.

병원 쪽은 정 씨의 사인을 급성 심정지(심장마비)로 판단했다.

한 이웃 주민은 “연세가 있는 만큼 지병이 전혀 없진 않았지만 건강에 큰 이상은 없었다”며 “식사 중에 갑자기 쓰러지신 뒤 돌아가셔서 엄청 놀랐다”고 말했다.

정 씨는 지난달 28일 금가면사무소 앞 광장에서 열린 정 상사의 추모 행사에 유족 대표로 참석할 때만 해도 별 이상이 없어 보였다.

그는 추모 행사에서 “아들은 어렸을 적부터 심성이 착해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고 회고한 뒤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일을 하다 떠난 아들을 위해 추모비를 세우고 추모식도 열어주니 고맙다”고 했다.

정 씨는 정 상사가 고교 시절 물에 빠진 6명의 목숨을 구한 일을 소개하기도 했다.

추모 행사는 정 상사가 태어나서 고등학교까지 다닌 금가면 직능단체장들과 모교 동문이 그의 희생과 봉사 정신을 기리려고 자발적으로 추진위원회를 꾸려 마련한 것이다.

정 씨는 이날 행사에서 아들 추모비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제막했다.

그는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가슴 깊이 쌓인 슬픔이 가시지 않는다.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며 괴로운 심정을 토로해 왔다.

금가면 관계자는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하셨다. 충격을 견디는 게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상사는 지난 9월 8일 경기도 부천에서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피해자를 구조하던 중 신호 위반 트럭에 치여 서른다섯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2000년부터 장애인 시설과 양로원에서 목욕, 청소, 빨래 봉사를 해왔고, 결식아동과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매달 10만 원씩 후원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추모 물결이 일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