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제한급수 한달째…”결혼식날 비와도 기분좋아요”

충남 제한급수 한달째…”결혼식날 비와도 기분좋아요”

입력 2015-11-07 10:42
수정 2015-11-0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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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수조처 일부 아파트 ‘불만’…”겨울에 온수도 안나오면 어쩌나” 걱정도

“제 결혼식에 비가 온다는데도 기분이 좋을 정도에요.”

‘단비’가 내리는 7일 결혼식을 올리는 이화영(26·여)씨는 “신부라면 누구나 화창한 날 결혼을 하고싶다”면서도 비 소식이 반갑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교과서에서나 배웠던 물의 소중함을 최근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는 제한급수로 단수조처에 들어간 충남 서산 시내 아파트에 살고 있다.

제한급수 시행 한 달째, 주민들은 생활 습관 하나하나를 물 나오는 시간에 맞춰가고 있다.

이씨 역시 귀가는 물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서두르고, 가족들은 순번을 정해 샤워를 한다.

설거지 물을 아끼려고 기름기 많은 음식은 되도록 해먹지 않고, 그릇 수도 적당히 놓는다고 전했다.

한 달 사이 주민들에게 물을 담아둘 수 있는 대용량 양동이는 필수품이 됐다.

이를 반영하듯 서산 시내 그릇 도매점은 커다란 플라스틱 통을 진열해놓고 있다.

55ℓ, 75ℓ 등 김장 김치를 담아놓는 대용량 파란색 플라스틱 물이 끊길 것을 대비해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그릇 도매점 관계자는 “4인 가족은 55ℓ짜리를 가장 많이 구입하고, 물을 많이 담아놓길 원하면 75ℓ를 주로 사간다”며 “욕조에 물을 오랜 시간 동안 받아 놓으면 물 위에 먼지가 떠서 뚜껑이 있는 김장 김치용 용기가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생수도 빼놓을 수 없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편의점은 문 앞에 생수를 쌓아두고 판매하고 있고, 대형마트의 생수 판매량은 크게 늘었다.

아파트 인근 대형마트 관계자는 “몇몇 아파트에서 단수를 시작하고서 생수 판매량이 급증했다”며 “2ℓ 대용량 생수를 묶음으로 많이 산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내 일부 시·군, 특히 서산시내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강력한 단수조처가 들어간 데 대한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 달 동안 불편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다같이 물을 아껴야 하는데 아파트에 사는 사람만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며 “시내에 단수를 하지 않는 아파트도 있어 공평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아침저녁 4시간씩 하루 8시간만 물이 나오도록 단수조처를 하는 서산 죽성동의 아파트 주민들은 ‘더 이상 이렇게 못 살겠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 아파트는 오전 5시∼9시, 오후 5시 30분∼9시 30분에만 물이 나온다.

물탱크 사정에 따라 1시간 일찍 물이 끊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다보니 늦은 밤 귀가하는 고등학생이나 직장인들은 받아놓은 물로 겨우겨우 씻을 뿐이다.

변기도 받아놓은 물을 쏟아부어 내려야 하는 실정이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온수마저 못 쓰면 어쩌나 걱정이 많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첫 한 달은 받아놓은 물 쓰면서 버텼지만, 이제 겨울인데 받아놓은 찬물로 샤워해야 하는거냐”며 “퇴근 시간이 그때그때 달라 물 나오는 시간에 맞춰 귀가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걱정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제한급수 시행 한 달 결과를 보면, 목표치에 가까이 물을 아낀 것으로 확인됐으나 일부 시·군만 크게 줄여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시·군에 물을 더 줄여달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수로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2월 말∼3월 초까지는 비상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니, 그때까지는 도민들이 함께 힘을 합쳐 물을 아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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