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교 2곳 전원 여교사…고교도 30%대, 도농 편차 커
경기도 오산 매홀초등학교는 남자 교사가 한 명도 없다. 전교생 395명 가운데 남학생이 55%를 차지하지만 교장·교감을 포함, 교원 26명 전원이 여교사다. 이 학교에서 유일한 남자 직원은 행정실 주무관 한 명뿐이다.매홀초 한 관계자는 “우리학교는 ‘여인천하’”라는 농담을 던지면서 “교육과정 운영에 불편한 점은 없지만 체육활동 등에 남자 선생님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성남 한솔초등학교도 교사 22명(휴직 4명 포함) 가운데 남교사가 없다. 여교사들만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데 지장이 없지만 전교생의 61%가 남학생이고 축구 운동부까지 운영하기에 남교사 특유의 손길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최근 교육지원청에 내년 3월 인사 때 남교사를 배치해달라고 요청해둔 상태다.
두 학교 이외에도 용인 신리초등학교는 교사 38명 중 남교사는 체육교사 한 명뿐이다.
경기도 초중고 교원의 남녀 성비 불균형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도내 전체 남학생 비율은 51.7%이지만 남교원 비율은 27.7%에 불과하다. 학교급별 남교원 비율은 초 20.1%, 중 25.0%, 고 39.8%이다.
초등학교 중에서 남교원 비율이 10%대 이하인 학교는 모두 157곳에 이른다.
10년 전인 2005년 49.6%로 절반 정도였던 고등학교의 남교원 비율도 꾸준히 낮아져 올해 처음 30%대로 떨어졌다. 남교원 비율이 10%대인 고등학교도 25곳이나 된다.
이 때문에 성남 운중고등학교처럼 교장·교감·교무부장·연구부장 등 이른바 관리직 교원 ‘4인방’이 모두 여성인 학교도 있다. 교장·교감·생활부장 3명만 남성인 중학교도 늘어나고 있다.
도시와 농촌지역 간 교원 성비 차이도 뚜렷하다.
초·중학교(25개 교육지원청 관할)의 경우 연천(42.7%), 양평(41.1%), 여주(40.5%) 등 3곳은 남교원 비율이 40%대이지만 성남(13.0%), 군포·의왕(13.3%), 안양·과천(13.6%), 광명(14.0%), 고양(16.8%), 부천(17.8%), 수원(18.2%), 용인(19.4%) 등 8곳은 10%대에 불과하다.
남교원 비율이 10%대인 고등학교는 성남에서만 7곳이나 된다.
이런 현상은 농촌지역 근무 가산점이 있어 승진을 기대하는 남교사들이 농촌지역 학교를 선택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여교사들은 승진보다 자녀 교육과 육아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도시 근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도교육청은 양성교육과 생활지도 측면에서 개선 방안을 연구 검토한 적이 있지만 교원 성비 균형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초등교원의 경우 교육대학에서 신입생 모집 때 한쪽 성비를 60∼70%로 제한하고 있으나 신규교사 임용시험에서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과 자유학기제 등으로 학생들의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남교사들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와 교내외 생활지도 분야에서도 여교사의 역량만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교원 성비와 학업성취도 간 연관성, 교사 역할수행 등에 관한 연구에서는 유의미한 결과가 제시되지 않았다. OECD 중학교 여성교원 비율 평균이 우리나라와 같은 수준(68%)이라는 조사도 있다.
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교원인사관리 세부기준에서 임지지정 및 관내전보 때 남녀교사 균형배치 원칙만 제시하고 있다.
또 모든 학교에서 초빙교사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남녀 비율을 최대한 고려해 교사를 배치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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