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진 수능’에 논술고사장도 긴장감 가득

‘어려워진 수능’에 논술고사장도 긴장감 가득

입력 2015-11-14 10:52
수정 2015-11-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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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 “논술로 승부”…일부 상위권 학과는 응시포기 속출우산 든 학부모 응원 행렬…헐레벌떡 뛰어가는 지각생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첫 대학별 수시 논술고사가 치러진 14일 수험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된 표정이었다.

수능이 지난해나 올해 모의고사보다 어려워 예상했던 것보다 가채점 결과가 낮게 나오자 정시보다는 수시 논술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비가 오는 이른 아침부터 고사장 앞에서 긴 우산 행렬을 이뤘다.

학생들을 태운 차량이 몰리면서 주변 교통도 대부분 마비돼 시험에 늦은 일부 학생들은 택시를 타고 고사장에 가다 중간에 내려서 뛰는 풍경도 벌어졌다.

시험 시간 직전 헐레벌떡 고사장을 찾은 학부모와 학생들도 일부 있었다. 경희대에서는 시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치자 학부모들이 ‘아∼’ 하는 탄식을 내뱉으며 약속한 듯 눈을 감고 기도를 시작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 시내에서는 성균관대와 경희대, 서강대, 숙명여대 등 일부 대학에서 논술이 치러졌다.

성균관대에 지원한 이모(18)양은 “올해 모의고사 난이도를 생각하고 수능을 준비했는데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돼 성적이 좋지 않다”면서 “다행히 최저등급은 넘길 것 같아 아무래도 정시보다는 수시에서 승부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재수생인 김동우(19)군도 “예상보다 점수는 낮지만 같은 학원에 다니는 다른 친구들을 봐도 모의고사 때보다 몇 문제씩은 더 틀린 것 같다”며 “예상 등급 컷이 점차 내려가고 있는 만큼 논술을 후회 없이 치러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경희대 의예과 논술 시험을 치르는 최상민(18)군은 “보면 알겠지만 학생들이 4분의 1도 오지 않았다”면서 “언어와 영어가 어려워서 원래 1등급 맞았던 학생들이 하던 대로만 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 밖으로 2등급 나온 친구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경희대 한의예과에 응시한 석황우(18)군은 “쉬운 수능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어렵게 나왔다”며 “평소에 성적이 좋았던 학생들도 수능이 예상 외로 까다로웠기 때문에 최저기준만 맞으면 수시 논술을 웬만하면 보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군은 “다음 주 고려대 논술을 보면 입시가 끝나니 친구들과 콘서트장과 스키장을 찾아 스트레스를 풀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논술 시험이 치러진 고사실 다수는 빈자리가 거의 없이 학생들이 들어찼지만 일부 상위권 학과에서는 최저등급기준을 맞추지 못한 수험생들이 논술을 포기해 강의실이 절반도 차지 않은 곳도 있었다.

자녀를 격려하러 온 학부모들도 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른 아침부터 자녀를 시험장까지 데려다 주느라 ‘전쟁’을 치른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고사장으로 들어간 뒤에도 건물 로비나 지하에서 대기하며 마음 속으로 응원했다.

성균관대의 한 학부모는 시험 시간 직전 딸에게 손목시계를 전해줘야 한다며 고사장 안내원에게 부탁하다가 시험장 안에 큰 시계가 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안심한 듯 돌아서기도 했다.

성균관대는 경영관 지하 3층 강당을 비워 학부모 대기실을 마련했지만 응원하러 온 학부모들이 워낙 많아 학부모들 다수는 지하 2층 구내식당이나 통로, 계단 등지에 앉아 수험생들을 기다렸다.

딸을 성균관대 논술 시험장에 들여보낸 변모(54)씨는 “둘째인데도 떨리기는 마찬가지”라면서 “딸에게 부담을 줄까 봐 아침에 평소와 똑같이 대했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부부가 함께 딸을 응원하러 온 서모(49)씨는 “떨지 말고 차근차근히 보라고 딸을 격려해줬다”면서 “오후에 경희대 논술고사도 보러 가야 하는데 서울에서 집회가 있다고 해서 차가 막힐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둘째 아들이 경희대 한의예과 시험을 치르는 박모(54·여)씨는 시험장인 경희대 청운관 앞에서 우산을 쓴 채 눈을 감고 기도를 했다.

대구에서 온 그는 “맏아들이 서울에서 대학을 다녀 어젯밤 둘째와 같이 첫째 집에서 자고 함께 시험장에 나왔다”면서 “아들이 방금 ‘학생들이 5분의 1도 안 왔어요’하는 문자를 보내 다행스럽기도 하고 아들이 기특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아들을 경희대 한의예과 논술 고사장에 들여보낸 박모(53)씨는 “우리 아들은 ‘반수생’이라 보험이 있으니 아무래도 긴장을 덜 하면서 입시를 치렀는데도 성적을 잘 받아줘서 대견하다”면서 “둘째라 마지막 입시니까 아빠가 직접 응원해줘야겠다 싶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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