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로비 논란’ 변호사, 또 다른 거액 전화변론 의혹

‘전관로비 논란’ 변호사, 또 다른 거액 전화변론 의혹

입력 2016-04-27 16:33
수정 2016-04-27 16:3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숨투자자문 사건 20억 수임” 진정서…서울변회 조사 착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수임료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전관 변호사가 또 다른 기업인 사건에서도 거액의 수임료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다.

정 대표 외에 다른 형사 사건으로도 이른바 ‘전관로비’ 논란의 불씨가 번진 상황에서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실태 조사에 나서 추이가 주목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대표의 형사사건을 맡았다가 수임료 문제로 갈등이 불거진 부장판사 출신 A 변호사가 별개의 형사사건에서도 유사한 문제를 빚었다는 진정서가 최근 서울변회에 접수됐다.

진정 내용은 A 변호사가 이숨투자자문 실제 대표 송모(40)씨의 유사수신 투자 사기 사건 재판에서도 보석이나 감형, 선처 등을 해 주겠다며 20억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A 변호사는 송씨가 수사를 받기 전에도 오랜 기간 이숨투자자문 측에 법률자문과 소송 대리를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씨는 2013년 수원지검에서 투자 사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지만 작년 10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감형됐다. 검사가 상고했지만 판결은 올해 2월 확정됐다.

A 변호사는 이 사건의 항소심부터 선임계를 내고 변론에 참여했다.

송씨의 투자사기 행각은 재판이 진행 중이던 때에도 이어졌고, 결국 검찰에 다시 덜미가 잡혔다. 1천300억원대 투자 사기가 별건으로 적발돼 작년 10월 구속기소된 것이다.

A 변호사는 또 송씨의 변론에 관여했다. 이번에는 변호사 선임계를 내지 않고 이른바 ‘전화 변론’을 통해 재판부에 송씨의 선처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법조계에선 ‘소정 외 변론’이라고 부르는 편법 변론이 심심치 않게 문제가 됐다. 이는 법정 밖에서 판사를 따로 만나거나 전화 통화로 재판과 관련한 논의를 하는 것 등을 통칭한다.

하지만 ‘전화 변론’은 실패로 끝났다. 송씨는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1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네이처리퍼블릭 정 대표의 사건과 ‘닮은 꼴’로 보이는 대목이다.

정 대표 측도 “A 변호사가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석방되게 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성공보수금 20억원을 받아갔지만 실제로는 석방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 변호사는 정 대표의 주장에 반발했다. 정 대표의 보석 문제가 아니라 항소심 변호인단을 꾸린다는 조건으로 수임계약을 맺었고, 수임료 20억원도 대부분 정 대표를 변론하는 데 쓰였다고 맞섰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논란의 진위를 떠나 기업인과 전관 변호사 사이에서 오간 수임료가 사회통념상 용인되기 어려운 수준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변회는 정 대표 사건과 이숨투자자문 관련 진정 내용까지 포함해 고액 수임료 의혹에 대해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A 변호사가 구치소에서 면담 중이던 정 대표로부터 수임료 반환을 요구받으며 폭행을 당했다는 고소 사건을 접수,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