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도청에 서고…5월 영령 곁으로 떠난 ‘5·18 특파원’

36년 만에 도청에 서고…5월 영령 곁으로 떠난 ‘5·18 특파원’

입력 2016-05-16 16:21
수정 2016-05-1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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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열기 고조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36주기

5·18 광주민주화운동 36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1980년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외신기자가 광주에 다시 모였다.

‘푸른눈의 목격자’로 알려진 독일 언론인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씨는 광주시민의 목소리로 울려퍼진 ‘님을 위한 행진곡’을 추모곡으로 오월 영령의 곁으로 돌아갔다.

국제 활동가들이 모여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시민사회 차원의 대안을 모색하고 오월정신을 계승하는 광주 아시아포럼도 개막했다.

◇ 5·18 특파원, 다시 도청에

5·18을 현장에서 취재한 외신기자가 광주시민을 찾아왔다.

브래들리 마틴(미국·더 볼티모어 선), 도널드 커크(미국·시카고트리뷴), 노만 쇼프(미국·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 팀 셔록(미국·저널오브커머스) 등 4명의 특파원이 광주시·광주전남기자협회의 초청으로 36년 만에 광주에서 모였다.

외신기자들은 광주 방문 첫 공식일정으로 이날 오전 옛 전남도청 본관과 별관 건물을 활용한 국립 아시아전당 민주평화교류원을 찾았다.

본관 주변을 둘러보던 이들은 시민군 시신 15구가 누워있던 장소에 이르자 걸음을 멈추며 “당시 돌아가신 분들이 항쟁했던 자리에 다시 선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옛 도청 별관 옥상에 올라서서 변화한 광주 도심을 바라보고 나서는 “변화 속에서도 광주시민이 얼마나 용감하게 살았는지 느껴진다”며 “특별하고 영광스러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기자로서 1980년 광주를 목격한 경험 등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이들은 오후에 망월동 구묘역에서 열린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씨 추모식에 참석하고 시민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5·18 기록관에 마련된 임시기자실에서는 광주에서 보낸 하루를 기사 형식으로 남겼다.

◇ 오월 영령 곁으로 떠난 ‘푸른눈의 목격자’

이날 오후 광주 북구 망월동 5·18 구묘역에서는 ‘푸른눈의 목격자’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씨의 추모식이 엄수됐다.

추모식에는 故 힌츠페터씨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79) 여사, 처제 로즈비에타 브람슈테트 미트(72)씨, 고인과 함께 5·18을 보도한 외신기자 4명, 사사나 구스마오 전 동티모르 대통령 등 5·18 36주년을 추모하기 위해 광주를 찾은 국내외 인사들이 참석했다.

5·18 단체 대표들과 학생, 광주시민 100여명도 참석해 광주의 참상을 가장 먼저 전 세계에 알린 고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에델트라우트 여사는 추모식 인사말에서 “‘광주에 묻히고 싶다’던 남편의 소망을 이뤄준 광주시, 시민에게 감사하다”며 “역사적인 장소에 남편의 안식처를 마련해 기쁘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모두가 한목소리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오월 영령의 곁으로 떠난 고인의 넋을 기렸다.

구스마오 전 대통령은 슬픔에 잠긴 에델트라우트 여사에게 조국에서 가져온 녹색 스카프를 둘러주며 위로했다.

고인의 손톱과 머리카락을 봉안한 추모비 제막을 마지막으로 추모식은 끝났다.

에델트라우트 여사는 광주에 마련된 남편의 안식처를 기억하고자 독일에서 챙겨온 디지털카메라로 추모비를 촬영했다.

마지막 걸음을 떼기 전에는 추모비를 손끝으로 쓸어내리며 눈물 흘렸다.

◇ 2016 광주 아시아포럼 개막

2016 광주 아시아포럼이 ‘국가폭력과 역사왜곡’을 주제로 광주 서구 쌍촌동 5·18 기념문화관 대동홀에서 개막했다.

이틀간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300여명의 국내외 시민활동가 등이 참가했다.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이자 광주인권상 초대 수상자인 사나나 구스마오 전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지난 1999년부터 열린 광주 아시아포럼은 국제 활동가들이 모여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시민사회 차원의 대안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오월정신을 계승하는 행사로 발전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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