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재판’ 또 헛바퀴…법정 밖에선 유족들 울분

‘가습기 살균제 재판’ 또 헛바퀴…법정 밖에선 유족들 울분

입력 2016-06-27 11:58
수정 2016-06-2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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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록 복사 아직 안 됐다”…검사들도 재판 지각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사회적 논란이 된 지 5년 만에 주요 책임자가 구속 기소됐지만 준비 미비로 재판이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는 27일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의 신현우(68) 전 대표 등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지만 첫 기일처럼 “수사기록 복사가 아직 안 됐다”는 이유로 심리를 진행하지 못했다.

신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직원 6∼8명이 매일 복사를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기록 200여 권 중 30여 권만 받은 상태”라며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려우며 공소사실에 대한 개략적 의견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이 허무하게 끝난 뒤 피해자 유족들은 법정 밖에 서서 “재판을 확실하게 해달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수의 차림의 신 전 대표 등이 구치소 호송관을 따라 유족들 앞으로 지나가자 한 유족은 결국 큰 소리로 통곡했다.

이날 검사들도 오전 10시10분 시작되는 재판에 예고 없이 15분가량 지각했다. 재판부와 피고인, 변호인 등이 아무 말 없이 법정에 앉아 검사들을 기다리는 동안 방청석에선 한숨이 나왔다.

신 전 대표 등은 2000년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제조·판매하며 제품에 들어간 독성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사망 73명 등 181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 등)로 이달 1일 기소됐다.

PHMG가 주성분인 옥시 제품은 2000∼2011년 총 600여만개가 판매됐다.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 섬유화 등 피해가 사회 문제로 불거진 것은 2011년께다. 하지만 수사는 올해부터 본격 시작됐고, 사법처리 문턱까지 오는 데에는 무려 5년이 걸렸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7월4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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