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기상청 규모 5.0 지진통보
5일 오후 8시 33분쯤 울산 동구 동쪽 52km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부산지방기상청 직원이 지진발생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2016.7.5 연합뉴스
대지진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지질학적 데이터로 보면 한반도에 약 400년마다 규모 7 정도의 큰 지진이 발생했다”며 “조선왕조실록에는 17세기 인조 때 우리나라에 규모 7의 지진이 있었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대략 400년의 대지진 주기로 본다면 한반도에서 울산 해상의 중급 지진을 넘어서는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지질학계의 대체적인 진단”이라며 “779년 경주에서도 큰 지진이 발생해 100명 이상이 숨졌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한반도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1년 일본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근 구마모토 지진까지 일본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갈수록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번 울산 지진은 대한해협에서 동해까지 이어지는 쓰시마 고토 단층의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우리나라에 규모 7의 지진이 오면 대재앙일 것”이라며 “사실 우리는 아무런 준비가 안 돼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산의 경우 도심 건물 중 내진 설계 비율은 25.6%, 서울은 27%인 등 최근 지어진 고층건물을 제외한 상당수 건물이 지진에 취약하고 5층 이하 건물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산비탈에 아파트가 많은 부산의 특성상 큰 지진이 오면 산사태 등으로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서야 국민안전처가 국내 활성단층 지도를 만드는 기획과제에 착수했는데 최소 20∼30년은 지나야 완성된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활성단층 지도가 없는 국가는 몇 안 되는데 장기계획을 가지고 지진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조선 시대에 울산 앞바다, 2004년 울진 앞바다 등에서 이번과 비슷한 규모 5.0 정도의 지진이 밝생했다”며 “문제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 부산, 울산 등 원전이 밀집해있고 인구가 많은 대도시 인근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지진이 발생해 원전 등 중요시설에 타격을 준다면 자연재해 이상의 큰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지진을 비롯해 최근 부산, 울산지역의 지진 모니터링을 통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진이 났을 때만 반짝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지진에 대한 일관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